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다음 달 용인에서 국내 처음으로 ‘공동점포’ 운영에 들어간다. 한 건물 내 같은 층에서 두 은행 직원들이 각각 창구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화로 점포 폐쇄가 가속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공동점포가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오는 4월 중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은행권 1호 공동점포를 연다. 옛 우리은행 신봉지점 2층을 두 은행이 함께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경북 영주 등에 공동점포를 설치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지만 공동점포 ‘개점일’이 확정된 것은 은행권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두 은행은 최근 금융의 비대면 채널 활성화로 지점 폐쇄 속도가 빨라진 상황에서 금융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노인 등 금융 취약 계층의 이용 편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두 은행 모두 신봉동에 영업점이 없다는 점도 공동점포에 합의한 이유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13일 신봉점을 폐쇄했고 우리은행도 같은 해 12월 30일 신봉지점 문을 닫았다. 은행권 점포는 지난 2017년 6789개에서 지난해 말 6093개로 696개가 줄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도시보다 중소 도시에서 은행 지점을 폐쇄했을 때 소비자들의 불편이 더 크기 때문에 공동점포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공동점포는 양 은행이 동일한 공간에서 각각 창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라며 “금융 취약 계층의 이용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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