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금융그룹이 기업금융(IB)에 특화된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K유니콘’ 키우기에 나선다.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해 매년 150억 원을 투입해 신생 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이후에는 계열사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후속 투자 및 기업공개(IPO) 방안 등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사회에 공헌하자”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의 포부가 한국 스타트업 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지주사 한국금융지주가 청년 기업을 위한 재무적 투자와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첫 투자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200억 원을 출자해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를 설립했다. 기업금융 부문에서 다년간 쌓아온 사업 역량을 적극 활용해 청년 기업을 지원하고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선다는 목표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매년 1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청년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액셀러레이터 펀드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이미 지난 15일 150억 원 규모의 ‘한투 바른동행 셰르파 제1호’ 펀드 결성을 완료했다. 책임 투자와 사회 공헌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 정책자금 투입 없이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사의 출자로만 펀드를 구성했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청년 기업을 성공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밀집해 있는 서울 테헤란로 인근에 창업 보육 공간도 마련했다. 2개 층, 1600㎡(약 480평) 규모로 최대 30여 개 기업이 입주 가능한 ‘플랫폼365’는 사무공간뿐 아니라 공용 미팅룸, 대형 콘퍼런스홀, 1인 기업을 위한 ‘포커스룸’ 등을 갖춰 창업부터 후속 투자까지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원스톱 플랫폼’을 지향한다. 또 50여 개의 전국 창업 유관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가 하면 청년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미국·일본 등 글로벌 투자사와도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파트너스와 손잡고 중소·강소기업을 성장시킨 성공 창업가들을 초빙해 전문 멘토링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의 설립 배경에는 김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액셀러레이터의 설립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대의 연장선”이라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로 사회에 공헌하자’는 회장의 제언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창업 초기 기업을 발굴·육성한 후 벤처캐피털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후속 투자를 지원하고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 후에는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이 나서 IPO 등을 조력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생애주기 전 사이클을 유기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포부다. 백여현 신임 대표는 “국내외 창업 유관기관과 투자사 네트워크를 통해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의 성장과 해외 진출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