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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아내를 잃고 눈물로 지은 조선 선비들의 편지

■눈썹을 펴지 못하고 떠난 당신에게

박동욱 지음, 궁리 펴냄





“이미 아내가 눈썹을 펴는 데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하고는 지금 내가 밤새 두 눈 뜨고 있은들 펴지 못한 눈썹에 무슨 도움이 되리오?”

조선 후기의 문신 심노승이 16세 때 혼인한 동갑내기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2년간 쓴 편지를 모아 만든 ‘미안기(眉眼記)’ 서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눈썹을 펴지 못했다는 것은 기쁜 일이 없었다는 뜻이다. 심노승은 살아생전에 아내를 웃게 해주지 못한 미안함을 자신이 잠을 자지 않는 것으로 속죄하고자 한다.



신간 ‘눈썹을 펴지 못하고 떠난 당신에게’는 다산 정약용, 번암 채제공, 미암 유희춘 등 조선 사대부 13명이 아내를 잃고 먹 대신 눈물로 지은 ‘도망시(悼亡詩)’를 엮었다. 아내 영전에 올리는 제문, 죽은 이의 덕을 새긴 묘지명 등 다양한 형식의 회한에 가득찬 애도문이 담겼다. 고생만 하다 떠난 조강지처 이야기, 끊임없이 아내 꿈을 꾸는 일, 죽은 지 수십 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슬픔 등이 나온다. 남편이 가장 많이 아쉬워할 때는 아내가 떠난 후 자신이 출세한 경우였다. 당시에는 집안에서 맺어준 정략 결혼을 했다지만 지금 봐도 절절한 사랑과 연민이 묻어난다. 쉽게 만나 쉽게 헤어지는 요즘 세태에 반려와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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