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에 대해 최근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의) 생산 능력이 확대되는 오는 2023년까지는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본 도요타는 4~6월 자동차 생산량을 기존 계획보다 10% 넘게 감축한다고 지난 17일 발표했다. 당초 도요타는 2분기 280만 대 출하를 목표로 삼았지만 반도체 부족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생산 계획을 하향한 것이다. 이미 열흘 전 생산 목표치를 250만 대로 조정한 데 이어 전날 또다시 10만 대 줄어든 240만 대로 낮춰 잡았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에서 운영하는 가장 큰 생산 시설인 멜피 공장을 19일부터 7일 동안 멈춘다. 이달 초에도 열흘간 생산을 중단한 만큼 3월에는 공장이 절반도 채 가동되지 못하는 것이다. 회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한층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같은 이유로 이달 1일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문을 닫았다. 원래 9일부터 다시 문을 열 계획이었으나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결국 가동 재개 계획이 미뤄졌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생산에만 타격을 주는 건 아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아예 한 해 계획 자체를 재검토 중이다. 미국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는 올해 신차를 아예 내놓지 않기로 했다. 반도체 칩 부족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각종 악재 속에서도 6조 6000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올해도 공급망 문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연내 출시 예정이던 전기 픽업 ‘사이버트럭’을 포함한 모든 신차 출시를 내년으로 미룰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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