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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시집 판매 급증… “나태주·류시화·이해인 인기”

3월 중순 기준 시 분야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자리한 나태주(왼쪽부터)·류시화·이해인 시인 시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과 현실의 고단함 속에 시집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정한 언어로 위로를 전하는 시가 강세를 보였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시집 구매도 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는 오는 21일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시의 날’을 앞두고 2017∼2021년 시집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판매된 시집이 2017년에 비해 25.4%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시집 출간 수도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지속 상승했다.

전년 대비 판매량은 2017년 -5.4%, 2018년 -7.6%로 줄었다가 2019년 8.3% 늘어나며 반등했다. 팬데믹 기간인 2020년은 12.9%, 지난해는 10.9% 급증하며 시집의 주목도가 상승했다. 팬데믹 상황 속 내면의 불안함을 덜고 희망을 얻고자 시집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게 예스24의 설명이다.



중년층이 주로 향유하던 시집을 젊은 세대도 즐기는 경향도 나타났다. 연령대별 독자 비중은 20대가 2017년 8.9%에서 2021년 13.3%로 가장 많이 늘었다. 반면 50대 독자 비중은 같은 기간 28.0%에서 24.9%로 줄었다. 지난해 시집 구매 연령은 40대(32.1%), 50대(24.9%), 30대(18.4%), 20대(13.3%) 등의 순이었다. 남녀 성비는 약 3:7로 여성 독자 비중이 높았다.

시인 가운데서는 시대 흐름을 오랫동안 지켜보며 삶의 연륜과 지혜를 노래하는 기성 시인들이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시 분야 차트 상위권에는 나태주·류시화·이해인 등 기성 시인들이 여럿 포진했다. 특히 나태주 시인은 쉽고 간결한 시어로 소박하고 따뜻한 자연의 감성을 전하면서 시 분야 베스트셀러 상위 50위권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나 시인은 방탄소년단(BTS) 노랫말에 산문 형식으로 본인의 생각을 더한 산문집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출간해 2030세대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새로운 감각을 가진 젊은 시인들도 삶의 이면을 냉철히 포착해내며 판매량이 늘었다. 2010년 중반부터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시인들의 시집과 에세이는 동년배의 깊은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젊은 언어적 감수성과 깊은 현실 통찰력을 담아내는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SNS상에서 활동한 글배우 작가의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역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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