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 6단체장과 만나 경제계의 애로 사항을 청취한다. 이 자리에서 경제 단체장은 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규제 개혁, 미래 산업 지원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도시락 점심을 함께한다.
윤 당선인은 6단체장으로부터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한 재계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한 경제 단체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들이 당선 직후 경제 단체와 해왔던 회동과 비슷한 성격의 자리인 것으로 안다”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의제를 미리 정해놓기보다는 다양한 현안에 대해 전반적인 경제계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외적으로 기업들이 경영하는 데 여러 압박 요인이 겹친 만큼 다양한 건의 사항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규제 개혁에 대한 의견이 있다. 앞서 대한상의는 대선 직후 윤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평소 강조한 시장의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민간 주도의 성장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규제 개혁, 노동 개혁 등을 차질없이 완수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총 역시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제계의 숙원 과제인 법인세·상속세 인하를 비롯해 중대재해처벌법 등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경총 정기총회를 거쳐 재선임된 손 회장은 당시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이 기업인들을 옥죄는 반기업 입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패권 경쟁에서 비롯된 공급망 위기가 격화하고 있어 수출 역동성 회복에 대한 요청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회는 앞서 논평을 통해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발맞춰 무역구조 혁신과 수출 역동성 회복에 역량을 집중해주기 바란다”며 “공급망의 체계적인 관리와 미래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및 규제 개혁을 통한 수출 경쟁력 향상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에 앞장서 달라는 요청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전경련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차기정부 경제·산업정책 관련 기업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60.5%의 기업이 차기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는 ‘경제 재도약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고 응답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기업들은 ‘미래 성장산업 육성 지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제 5단체 역시 인공지능(AI)·미래자동차·바이오·헬스 등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 개혁에 대한 언급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지난달 10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로 노동 개혁을 꼽았다. 그는 “산업구조가 많이 달라졌는데도 우리 노동법은 노조가 모든 면에서 약자였던 1953년 제정된 노동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해외 선진국들은 노사 협력을 어떻게 하는지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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