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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택시 3년새 350배 폭증에 사업성 뚝…"심판이 선수" 공론화 부담도

◆'월급제'에 수익 악화…카카오 직영택시 구조조정

3년 전 가맹·직영 맞물려 시너지 냈지만

격차 현격히 벌어져 이제는 비용 부담만

"심판이 플레이어?" 공정성 규제 우려도

고용문제에 가격 조건 안 맞아 매각 난항

결국 고부가·공공성 사업으로 전환할 듯





카카오모빌리티가 그동안 수익성은 떨어지더라도 직영택시 사업을 유지했던 이유는 가맹택시 등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2019년과 달리 이제는 가맹택시 규모가 직영택시를 훨씬 웃도는 데다 직영택시 운영에 따른 규제·비용 부담만 커져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평가다.



◇직영은 3년째 900대, 가맹은 3만대 이상으로 ‘껑충’=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영택시 사업을 시작한 3년 전만 해도 비슷한 시기 함께 출범한 가맹택시 ‘웨이고블루(현 카카오T 블루)’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아직 가맹택시에 참여하는 다른 택시법인이나 개인택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직접 굴리는 직영택시를 적극 운영해 이용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플랫폼과 접목한 다양한 실험을 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맹택시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들과 계약을 맺고 ‘카카오’라는 브랜드 사용권과 서비스 품질 관리 등을 제공해주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수익의 3~4%를 수수료로 떼간다.

결과적으로 사업 초반에는 직영택시와 가맹택시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맹택시들을 끌어들이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지만 이후 가맹택시 사업이 직영택시 없이도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수준으로 커지며 직영택시 사업 효용은 크게 떨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는 2019년 100대로 시작해 2020년 1만6000여 대로 폭증했고, 지난해 3만 대까지 늘었다. 이후로도 계속 증차해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준 3만5000여 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직영택시 운영사 티제이파트너스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가맹택시 업체 케이엠(KM)솔루션은 지난 2020년 23억9000만 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8억7000만 원 순이익을 거두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리스크에 변화 필요하지만…고용·기업가치 문제 걸림돌=여기에 지난해 불거진 카카오모빌리티의 규제 이슈도 이번 구조조정 추진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꽃배달 등 무리한 사업 확장과 호출료 인상 등 지배력 남용, 카카오택시에 대한 콜 몰아주기 의혹 등 각종 논란에 시달리며 뭇매를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크게 공론화 된 문제는 아니지만 티제이파트너스는 심판(플랫폼 운영자)이 플레이어(직영택시)를 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구조적으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도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데 있어 법인 매각은 상황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소속으로 직고용된 기사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되는 고용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택시 회사 매각은 단순히 사고 파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차고지 등 근로조건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기사들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마포에 차고지를 둔 택시법인을 강동에 있는 다른 회사에 팔아 근무지가 바뀐다면 기사들은 기존 직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실제 일부 카카오 소속 택시법인들은 최근 차고지 임대차 기간이 끝나가 매각되면 장소 변경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가 그동안 고수했던 기존 월급제가 사납금제로 전환되는 데 따른 반발 가능성도 있다. 급여 지급 방식은 새 법인에서 채택한 원칙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처음 택시법인을 샀을 때와 지금의 택시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져 가격 조건이 맞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만 해도 법인택시 면허 한 대당 가격은 기본 5000만 원이 넘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6500만 원 수준으로 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시장 가격은 반도 안 되는 3000만 원 안팎이어서 제값에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사업 모델이나 공공성 강화할 듯”=결국에는 법인을 매각해도 일부만 팔거나 카카오모빌리티가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주력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가맹택시의 새로운 수익모델인 ‘RSE’를 도입하며 앞서 직영택시에 우선 도입해 테스트 중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RSE는 차량 뒷좌석에 실시간 경로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뉴스 등 제휴 콘텐츠를 보여주고 이를 통해 광고수익을 거두는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택시 사업 그 자체로서는 직영택시를 유지하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며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 모델이나 혹은 반대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공 성격의 모빌리티 서비스로 탈바꿈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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