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에서 시도했던 노동개혁이 윤석열 정부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동개혁이 실제로 재개된다면,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정권 교체기마다 부침이 큰 부처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이정한 고용부 노동시장정책관과 김부희 고령사회인력정책과장이 파견됐다.
행정고시 38회인 이 정책관이 맡은 노동시장정책관은 일자리 정책을 담당하는 자리다. 그는 노동시장정책과장, 노사협력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특히 박 정부 시절인 2015년 대통령 고용노동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김부희 과장(행시42회)도 고용정책총괄과장, 노동시장 정책과 등을 거쳤고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번 인사는 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윤 당선인의 정책특보로 선임된 흐름과 연결지을 수 있다. 김 정책특보는 박 정부 시설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 양대 지침 정책을 노동 개혁으로 주도했다. 노동 유연성을 제고할 목적인 이 정책은 노동권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폐기됐다. 윤 당선인은 주 52시간제, 최저임금제, 중대재해법 등 친노동 정책의 보완을 예고했다.
이번 인사는 노동개혁 재개 외 다양한 해석을 불러올 수 있다. 이 정책관은 산업재해 업무 이력이 없고 김 과장만 산재예방정책과장을 잠시 거쳤다. 문 정부에서 강조했던 산재 정책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과장이 여성고용정책과장을 지낸 점도 눈에 띈다. 윤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했기 때문이다. 만일 여가부가 폐지될 경우 이 부처의 기능 일부를 이어받을 수 있는 후보 부처 중 하나는 고용부다.
만일 윤 정부에서 노동 개혁이 재개된다면, 고용부는 어느 부처 못지 않게 정권 교체 후폭풍에 시달리게 될 전망이다. 박 정부에서 노동 개혁 정책을 도운 공무원들은 문 정부에서 좌천되거나 적폐로 몰렸다는 후문이다. 단 이번 파견 인사에 인수위의 의지가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미지수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파견 인사가 고용부 추천 인사 명단에 포함됐었는지, 인수위가 요청한 인사인지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