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섬유소재 전문기업 휴비스가 미국에서 고부가 소재 생산을 확대하며 글로벌 공략을 강화한다. 유럽에서도 현지 생산에 나서기 위한 투자를 추진한다. 휴비스는 전 세계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 강화 추세에 발맞춰 다양한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유동 휴비스 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화학사와 합작 투자를 맺으며 미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면서 “미국의 접착용 저융점 섬유(LMF)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휴비스는 글로벌 화학사 인도라마 벤처스와 조인트벤처(JV) 형태로 미국에 ‘휴비스-인도라마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를 설립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LMF 소재를 생산 중이다.
합작법인에서 생산하는 LMF는 주로 자동차 내외장재, 흡차음재, 단열재, 필터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자동차용의 경우 외부 소음 차단과 경량화 측면에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신 사장은 “현재 연간 3만톤의 LMF를 생산 중이며 올 하반기부터 생산능력이 6만톤으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물론 유럽 현지 생산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유럽 진출을 함께 할 파트너를 찾는 상태다. 신 사장은 “유럽, 미국, 중국 등 3대 핵심시장에서 공급망을 확보함으로써 고객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해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구축하고자 한다”며 “유럽 시장은 수요가 높으나 로컬 공급 업체가 부족한 상태라 충분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돼 투자 규모, 시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휴비스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내세워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휴비스가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생분해 폴리에스터 소재 에코엔이 대표적이다. 신 사장은 “2010년 중반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가 강화되며 화학업계에서 친환경 소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휴비스가 개발한 생분해 폴리에스터 소재는 품질과 생분해도가 뛰어나 다양한 용도로 접목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휴비스는 에코엔을 앞세워 대한미디어와 생분해 현수막, 노스페이스와 생분해 맨투맨, 조셉앤스테이시와 생분해 가방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기존 석유 원료를 페트병 리사이클 원료로 대체하고 생분해까지 가능한 ‘에코엔-R’을 개발해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휴비스는 신규 사업과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및 JV 추진을 통해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식품용기, 전기차 소재, 냉감소재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 사장은 “내연기관차보다 NVH(소음·진동) 소재의 중요성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고기능 흡차음재 및 단열 소재를 확대할 예정”이며 “냉감 소재도 신규 라인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의류용, 반려동물용 등 제품의 용도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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