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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적은 백악관에 있다" 힐러리의 정치 스릴러

■스테이트 오브 테러

힐러리 로댐 클린턴·루이즈 페니 지음, 열린책들 펴냄





신간 ‘스테이브 오브 테러’는 평소 추리소설 팬인 힐러리 로댐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친구인 캐나다 작가 루이즈 페니와 공동 집필한 정치 스릴러물이다. 거물 정치인과 미스터리 대가의 결합이라는 점이 주목 받으면서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NYT)·아마존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작가인 페니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을 살린 문장력을 떠나 힐러리가 치열한 외교현장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스릴러는 테러를 막고 그 배후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 곳곳에는 힐러리의 경험과 외교 현장의 디테일이 녹아있다. 우선 책은 주인공이 서울에서 지역 안보에 대한 고위급 회담에 참석하고 갑자기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중요한 무역 협상을 살려 보려 애쓰며 22시간 내내 움직인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2008년 한국의 ‘광우병 파동’ 사태의 여파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지켜봤던 일화가 녹아있는 셈이다.



특히 주인공이 미 국무장관에 막 취임한 50대 후반의 여성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블라디미르 푸틴, 이란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등을 연상시키는 인물들이 등장해 현실성을 높여준다.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혈전을 주고받았던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의 관계가 그러했듯 소설 속 대통령과 국무장관 사이도 미묘하기 그지 없다. 전임 행정부가 외교관계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미국의 국제 리더십을 약화시켰다는 대목은 트럼프의 고립주의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주인공은 무자비한 테러 공격을 자행하는 바깥의 적을 잡기 위해 해외로 동분서주하다가 적이 안에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극단주의 세력이 백악관 깊숙이 들어와 미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힐러리는 “이 소설이 소설로만 남게 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렸다”라는 마지막 말처럼 극단주의를 경계하고 폭력과 증오에 맞서는 것은 개별 국가를 떠나 모든 인류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클린턴 일가의 소설 출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역시 미스터리 장르의 팬이자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2018년 소설가 제임스 패터슨과 함께 ‘대통령이 사라졌다’를 발표한 바 있다. 또 그 속편 ‘대통령의 딸’을 힐러리와 비슷한 시기에 내놓아 부부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1만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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