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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포스트 도이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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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가 서열 1위인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18일 현지 언론들에 1986년 ‘도이머이(쇄신)’ 정책 도입 이후 성과와 한계를 되돌아보는 장문의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약 40년 동안의 개혁·개방으로 1인당 평균 소득이 1989년 96달러에서 올해 말 5000달러를 넘어서면서 베트남이 세계 24위 경제 규모의 상위 중소득 국가로 진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럼 서기장은 베트남 건국 100주년인 2045년에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민간 경제 발전을 최우선 가치에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시장경제의 완전한 구축,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대기업 육성, 노동 생산성 향상과 기업 혁신 지원 등도 약속했다. 이른바 ‘포스트 도이머이’ 전략이다.

베트남 경제는 수출 호조와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 등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싼 노동력과 외국인 기업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자국 민간 기업 중심의 첨단산업으로 바꾸지 않을 경우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실제 민간 부문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51%로 10년째 제자리다. 럼 서기장은 경제 고도화를 위해 도이머이 이후 최대 규모의 정부 구조조정부터 시작했다. 베트남 정부는 올 2월 중앙정부 부처를 22개에서 17개로 축소하고 앞으로 공무원과 공공 부문 직원을 20% 이상 줄이기로 했다. 지방행정 단위도 통폐합해 절반 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럼 서기장은 “때로는 건강하고 강한 몸을 갖기 위해 쓴 약을 먹고 고통을 참으며 종양을 잘라내야 한다”고 했다. 일부 공무원의 권한 남용과 부정부패, 복잡한 행정 절차, 비효율적인 국유 기업 등의 관료주의 문화가 민간 기업의 신기술 도입이나 고부가가치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도 민간 주도 성장을 위해 정부 조직부터 수술하는 판에 한국은 온갖 규제로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꺾고 있다. 이러다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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