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은 지난 한 주간 미국의 정보기술(IT) 및 가전 업체 ‘애플(AAPL)’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주식 중 우량기업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를 추종하는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HKD)’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애플이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애플을 9814만 달러(약 1195억억 원)를 순매수했다. 16일 종가 대비 주가는 23일(현지 시각) 기준 6.65% 오른 170.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도 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술주에 대해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내며 서학개미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실제 JP모건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로 유지하며 향후 주가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14의 흥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안드로이드 진영 스마트폰의 뚜렷한 변화를 찾기 어렵고 향후 중국을 포함한 의미 있는 수요 개선세도 불투명하다”며 “아이폰14는 아이폰13에 이어 흥행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여 올해 애플은 10년 만에 최대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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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종목은 HKD로 순매수액은 7790만 달러(약 949억 원)였다. 그간 무분별한 규제를 남발해 중국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중국 정부가 시장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며 중학 개미들이 많아졌다. 앞서 류허 경제금융담당 부총리는 16일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자본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정책을 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규제 리스크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겹치며 급락한 주가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다. HSCEI는 지난해 2월 17일 장중 고점인 1만 2271.60을 기록한 뒤 23일 종가기준 37.78% 주가가 밀린 상태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중 패권전쟁이 더 격화되지 않는다면 지금 중국 주식을 지금 시점에 매도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3기 연임을 앞두고 부양 강도를 높인다면 중국 경기가 위로 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학개미들이 세 번째로 많이 사들은 해외 종목은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로 총 3773만 달러(약 459억원)를 사들였다. SQQQ는 나스닥 100 지수가 내려갈 때 하락률의 3배 수익을 내는 초고위험 인버스 ETF다. 국내 투자자들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행보 등 시장의 불안정성이 여전한 점을 들어 증시하락을 예측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한 주 주가 하락률은 10.51%에 달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4위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GOOGL)다.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주 랠리에 대한 기대감에 총 2986만 달러(363억 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 외 테슬라(TSLA, 순매수 2237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FT, 698만 달러), 리비안(RIVN, 574만 달러 ) 등 그간 부진했던 미국 주요 기술주들에도 자금이 몰렸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 중국 인터넷 기업을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CSI 차이나 인터넷 2배 ETF(CWEB)’에도 매수세가 집중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ETF(SPY)’도 매수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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