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과 ‘오징어게임’으로 대표되는 한국드라마 등 한류열풍을 타고 지난해 문화예술저작권의 무역 흑자규모가 4배 넘게 늘어났다. 저작권 수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지식재산권의 무역수지 적자규모도 역대 최소 수준으로 줄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는 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20억2000만 달러였던 적자규모를 1년 새 대폭 줄인 수치로, 2010년 통계 집계 이후 최소 규모의 적자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경상수지 항목 중 지식재산권 관련 국제거래현황을 따로 모아 산출한 것이다. 지재권 대가를 받으면 수출, 지재권 대가를 지급하면 수입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
유형별로 나눠보면 산업재산권 수지가 특허 및 실용신안권(-12억4000만 달러),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11억2000만 달러) 등을 중심으로 22억1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현지법인 등에 대한 특허·실용신안권 등의 수출이 늘면서 적자규모가 2020년(-35억8000만달러)보다 줄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저작권 수지(24억5000만달러) 흑자 폭은 1년 전보다 7억1000만달러 늘었다. 저작권 가운데 음악·영상을 포함한 문화예술저작권이 7억5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또 연구개발·소프트웨어(SW) 저작권도 17억달러 흑자를 냈다. 박창현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문화예술저작권 흑자가 상반기 3억3000만달러에서 하반기 4억2000만달러로 늘었다”면서 “BTS 매출은 연중 계속 이어졌고, 드라마의 경우 올해 초 승리호와 하반기 DP, 갯마을차차차, 오징어게임, 지옥 등이 잇따라 공개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SW 저작권 중 컴퓨터프로그램의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수입이 늘면서 적자 폭(-11억4000만달러)이 최대로 불었고, 데이터베이스는 국내 대기업 수출의 호조로 사상 최대 흑자(2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11억7000만달러 흑자를 거둔 반면 서비스업은 11억3000만달러 적자였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전기전자제품은 연간 기준 처음 흑자(8억2000만달러)로 돌아섰다.
거래 상대국가별로 보면 미국(-30억3000만달러), 영국(-9억9000만달러), 일본(-5억8000만달러) 등에서 적자를 냈고, 중국(25억8000만달러)에서 가장 큰 규모의 흑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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