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논란을 딛고 함영주(사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회장 선임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해 확정됐다.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전 회장에 이어 10년 만에 새 수장을 맞게 됐다.
하나금융지주는 25일 서울 중구 명동 사옥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함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함 부회장은 지난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이날 선임안이 가결되면서 함 신임 회장은 김 전 회장의 뒤를 이어 3년 동안 하나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함 회장은 앞서 채용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한 형사재판과 금융 당국의 징계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 등 2건의 재판을 받아왔다. 채용 업무방해 혐의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행정소송에서는 패했다.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해외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는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 지분 9.19%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전날 찬성 의견을 나타내면서 안건 통과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사법 리스크에도 주주들은 함 회장이 그동안 보여준 경영 성과를 높게 평가하면서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 회장은 서울은행에 입사해 하나은행과의 통합 이후 충청영업그룹을 이끌며 영업 실적 전국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2015년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으로 선임된 뒤 최대 과제였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통합을 무리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장 선임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서 함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적지 않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빅테크와 경쟁하기 위해 적극적인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 아울러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비은행 경쟁력 강화,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등의 숙제가 함 회장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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