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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기업들, 가동률 낮추고 투자 미룬다

■동시다발 악재에 올 경영전략 '메스'

원자재 급등에 금리·환율 부담 겹쳐

석유화학, 설비 가동률 줄줄이 낮추고

SK온 등 배터리업계는 광물조달 사활





코로나19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경영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나섰다. 급등하는 원자재 변수에 대비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유가와 금리·환율이 동반 상승하고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투자는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체들은 다음 달까지 나프타를 열분해해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을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에틸렌의 과잉 공급 우려가 나온 가운데 유가 급등으로 실적 악화 가능성이 커지자 최소한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감산 전략을 택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748달러에서 24일 949달러로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웃돌고 있는 가운데 석유제품의 수요 절벽을 우려하는 정유사들도 설비 가동률을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정유사의 수익 지표인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이달 둘째 주 배럴당 12.1달러에서 이달 셋째 주 7.76달러로 급락했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는 2~3개월 전에 원유 도입을 확정하기 때문에 당장은 가동률 조정이 없겠지만 이달 들어 원유 수급이 줄고 있어 5월부터는 보수적인 가동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가 수준에 따른 시나리오 플랜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계에서는 원자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원자재 확보 전략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기아는 팔라듐·백금 등 원자재 스와프 계약을 신규 체결했으며 포스코는 리튬 등 핵심 자원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아르헨티나에 대한 추가 투자에 나섰다. LG전자는 공급망관리(SCM) 조직을 강화하며 원자재 수급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

원자재 급등으로 인해 일부 업종에서는 비용 절감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배터리 셀 3사는 니켈·리튬 등 주요 광물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다시 뽑아낼 수 있는 기술 상용화에 서두르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활용 기술에서 앞서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원자재 확보와 비용 절감에 눈을 돌리면서 신규 투자의 유인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 중 50.5%가 아직 올해 투자 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을 세운 기업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줄이겠다는 곳이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올해 투자 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원인으로 코로나19 확산세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내외 거시경제 상황 불안정(37.7%)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대출금리 인상, 금융권 심사 강화 등 외부 자금 조달 환경 악화(20.5%), 영업 실적 부진 등 경영 환경 악화(15.4%)가 뒤를 이었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자재가 고공 행진하고 금리·환율이 오르고 있다 보니 기업들로서는 경영전략을 세우기가 어렵다”며 "기업들이 이익뿐 아니라 매출까지도 당장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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