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8일 대선 이후 첫 만남을 갖는다. 지난 9일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만이다. 양 측은 특별한 의제를 정하지 않고 만나 자유롭게 국가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일일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8일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해 만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동석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윤 당선인이 2020년 6월 검찰총장 신분으로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뒤 21개월만이다. 회동 일정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 비서실장이 지난 25일 회동을 위한 실무 협의를 재개한 뒤 수차례 장소·일정 등을 조율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 측은 윤 당선인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화답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북한 도발 문제 등 국가적 현안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6일 회동 무산 이후 재성사까지 양 측의 이견이 어떻게 조율됐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이 수석의 제안에 대해 보고 받자마자 흔쾌히 이 사안에 대한 지속적이고 속도감 있는 진행을 주문했다”며 “국민들이 직면한 코로나 시국의 어려움, 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서 국내에 미치는 경제파장, 그리고 안보에 있어서의 윤 당선인이 갖고 있던 국민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상황에서 직접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회동이 미뤄진 데에는 (인사상) 지분 다툼이 있었다는 의구심이 있다’는 지적에 “지난번 윤 당선인이 기자들과 즉석 인터뷰를 진행할 때 감사위원을 포함한 인선 문제도 있었지만 청와대 회동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며 “회동에 대해 윤 당선인은 늘 열린 마음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은 민주화 이후 역대 현직 대통령-당선인 간 회동으로서는 가장 늦게 이뤄지게 됐다. 지금까지 대선 이후 대통령-당선인 간 만남까지는 평균 5.4일이 걸렸다. 1992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김영삼 당선인과 대선 3일 만에, 1997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김대중 당선인과 대선 2일 만에,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노무현 당선인과 대선 4일 만에 만났다. 지금까지 공동 최장 기록은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명박 당선인,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박근혜 당선인 만남까지 걸린 9일이었다.
한편 차기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김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후보를 저희가 알아보고, 검토하고, 검증 작업하는 것도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김 대변인은 “(총리) 후보를 물색하고 검증에 들어가는 절차는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에 유능한 정부로 일할 수 있게 하겠느냐’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이번 주 일정에 대해선 “미리 상세하게 말씀드리지 못하는 보안사항”이라면서도 “당선인이 인수위로부터 보고를 받고, 또 직접 주재하는 회의가 앞으로 취임 전까지 자주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민생 행보와 관련해 “지난 브리핑 때 ‘힘들고 어려운 국민에게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행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을 드린 바 있다”며 “그 약속을 이번 주에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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