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치느님'으로 불리며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치킨이 '마리당 2만원'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치킨값이 3만원 정도 돼야 한다"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발언을 두고 음식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치킨 공화국 권력자와 맞서 싸워야 한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황씨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치킨을 더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닭을 더 크게 키워 고기 무게당 생산비를 떨어뜨리고, 치킨 프랜차이즈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된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황씨는 "그런 치킨이 없으면 정부에다 내놓으라고 압박을 해야 한다"며 "정치 수준이 국민 수준을 반영하듯, 음식 역시 국민 수준에 맞춰진다"고도 적었다.
황씨는 또한 "한국은 치킨 공화국이다. 대한민국 내 치킨 가게가 전세계 맥도날드 점포보다 많다"면서 "한국인이 특별히 치킨을 좋아하는 유전적 특질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한 사회 집단의 주된 음식은 여러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결정되는데 1980년대 이래 서민에게 치킨이 가장 만만한 음식으로 주어졌고, 그래서 치킨 공화국이 됐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황씨는 "2000년대 들어 치킨 사업자들은 대대적 마케팅을 통해 치킨을 '국민 음식'으로 등극시켰다"면서 "점점 작아지는 닭의 크기와 치킨의 자극적인 양념 맛, 가격 문제를 지적하면 매국노로 몰아버리는 언론 플레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덧붙여 황씨는 "그렇게 해 거대한 치킨 공화국이 탄생했고, 마침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자는 권력자가 돼 국민을 향해 치킨 한 마리가 2만원도 싸니 감사히 먹으라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 황씨는 "저도 치킨을 먹는다. 만만한 게 치킨이기 때문이다. 치킨이 없었으면 많이 심심했을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치킨의 닭 크기, 양념 법, 가격 등 문제를 지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외려 치킨 공화국의 권력자에 맞서 소비자 권리를 찾으려면 더욱 치열히 지적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윤 회장은 전날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나와 '1닭 2만원'에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진행자의 언급에 "고객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마리 당 3만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따지면 2만원에 팔아도 크게 남는 게 없다는 지적으로 윤 회장은 "우리가 삼겹살을 먹을 때 1kg 정도를 먹으려면 150g(1인분)이 1만5000원이라고 했을 때 10만원에서 10만5000원 정도 들어간다. 닭고기는 1kg 아니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어떤 분은 사육농가 닭 1kg을 갖고 비교한다. 사육농가에 살아있는 닭 1.6kg짜리를 도계해야 1kg짜리 닭이 나온다"며 "생계 값 1kg을 2000원이라고 하면 여기에 1.6을 곱해 3200원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또한 "이제 먹을 수 있는 닭고기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도계비가 1000원 정도 든다. 현재 시세로 생계 1㎏이 2600원이다. 이걸 1.6㎏으로 계산하면 약 4160원. 도계비 1000원을 보태면 5120원. 물류 태우고 나면 현재 대형마트에서 팔리고 있는 1㎏ 닭이 약 8000~9000원 정도"라면서 "거기에 닭 한마리 튀기는데 BBQ 같은 경우에는 파우더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써서 한 3000~4000원 정도 들어간다"고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윤 회장은 "이런 가격으로 따지면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다. 소상공인들은 점포를 얻어서 본인들의 모든 노동력을 투입해 서비스까지 해서 파는데 고객들의 시각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쌀이나 배추는 200~300% 올라도 이야기를 안 한다. 인건비, 임차료, 유틸리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이런 부분을 대변해 줄 사람이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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