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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北, 내달 핵실험 가능성"…정부도 첫 인정

[국회 외통위 현안보고]

ICBM 시험발사 배경 질문엔

"내부 실패 만회 필요 있었을 것"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관한 긴급현안보고'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권욱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8일 “4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로 (북한의) 의도가 명확히 나타났다”면서 “4월로 가면 일부에서 예측하는 핵실험 등 추가 행동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핵실험과 관련해서는 (핵무기) 소형화, 다탄두(MIRV) 기술 (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의도와 관련한 질문에는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이유도 한 가지쯤 있어 보인다”면서 “만약 그들(북한)이 내부적으로 뭔가 실패한 게 있다면 만회할 필요가 있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북한이 16일 신형 ICBM ‘화성 17형’을 발사했다가 공중폭발로 실패한 사실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정세 공백 같은 것을 조기에 활용할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ICBM이 어떤 종류인지에 대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화성 17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미 당국은 신형이 아니라 기존의 화성 15형을 개량했다는 입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어느 쪽이든 2017년 발사된 화성 15형에 비해 파괴력이 커졌다는 평가에 대해 정 장관은 “(파괴력이) 확대된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화성 15형이라고 하더라도 고도와 비행 시간이 늘어난 점으로 미뤄볼 때 사정거리가 늘었다는 평가가 있다”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탄두의 중량에 따라 얼마든지 조정 가능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제가 여기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탄두 중량을 줄여 발사해 더 멀리 날아가는 화성 17형과 유사한 궤적을 구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이 4년 4개월 만에 ICBM 시험 발사를 한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은 실패했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조 의원이 “남북·북미 사이의 정상회담 등 어떤 이벤트를 만들더라도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없으면 다음번 정책이 추진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교훈”이라고 말하자 정 장관은 “남북·북미 간의 이벤트였다고 하지만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들이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는지에 대한 질의에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패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통해 얻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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