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기판 사업 강화를 위해 사내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향후 1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기판 생산 설비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삼성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2월 인사를 통해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문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특히 향후 1조3000억원을 투입해 건설할 신규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베트남 공장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조직을 꾸린 점이 눈에 띈다. 상무급이 총괄하던 베트남생산법인을 모듈제조팀장 겸 기판제조팀장을 맡았던 김상남 부사장이 맡는다.
또 베트남 법인 운영 전략을 짜기 위한 별도 팀을 구성했다. 지난해 제 16회 전자·IT의 날에서 고성능 반도체 기판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던 기판 전문가 오창열 상무가 ‘V 프로젝트장’을 맡았다.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은 회사의 스마트폰기판(HDI), 경연성회로기판(RFPCB) 등을 주로 생산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들을 연이어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장 내 유휴 공간이 생겼다. 이 공간은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고성능 반도체 기판인 FC-BGA 생산 기지로 탈바꿈한다. 지난해 기판 설비 투자액의 6배를 훌쩍 넘는 1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베트남 법인장을 상무급 조직에서 부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한 만큼 사내에서 이 사업장의 미래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판 생산성 향상에도 초점을 맞춘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인사를 통해 회사 제조혁신팀장을 맡았던 이운경 부사장을 패키지설비고도화TF장으로 새롭게 임명했다. 삼성전기가 기판 분야 조직 강화에 나선 것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발생한 전례없는 공급 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가 메인 보드와 전기 신호를 수월하게 교환할 수 있도록 칩 아래 덧대는 부품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기판 수요까지 극심한 공급 쇼티지를 겪고 있다. 특히 고성능 반도체용 기판인 FC-BGA 주문량이 최대 7개월 이상 밀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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