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찾나 싶었던 쌍용자동차가 또 다시 새 주인을 찾아야 할 운명에 놓였다. 쌍용차를 인수하기로 했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인수대금을 제때 내지 못해 계약이 해제됐기 때문. 하지만 새 인수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에디슨모터스가 여전히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29일 업계와 법원 등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인수대금 예치 시한(25일)까지 잔여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쌍용차 인수합병(M&A)을 위한 투자계약이 해제됐다.
에디슨모터스는 1월 3048억원에 쌍용차를 인수하기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는 계약금 305억원 외 2743억원의 잔금을 기한 내에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28일 서울회생법원에 투자계약 해제 보고서를 제출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의 상장유지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관계인집회 기일 연장을 요청해왔으나 이는 투자계약의 전제조건이 아니었다”며 “연장된 관계인집회가 무산될 경우 새로운 회생 방안을 모색할 기회마저 상실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새우가 고래를 품은 격’이라던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제기됐었다.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과 달리 인수대금을 지급할 주체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본입찰 당시 함께한 사모펀드 키스톤PE에 이어 KCGI도 최종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쌍용차 협력업체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과 노조가 인수에 반대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쌍용차는 이번 계약 해지에 따라 ‘새 주인 찾기’에 조속히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6월 전기차 신차(J100)이 출시되는 등 지난해보다 재매각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인수전에 뛰어들 후보자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 매각 때도 쌍용차에 관심을 보인 곳은 사모펀드를 비롯해 11곳에 달했지만 본입찰에는 컨소시엄 3곳만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나마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외 2곳은 자금조달 계획 부족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쌍용차의 부채 금액이 1조원을 넘는 만큼 이를 감당하면서 인수에 나설 후보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산업은행 등을 통한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반면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중이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일방적인 계약 해제 통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관계인집회 기일 연장 요청이 수용되면 기간 내에 잔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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