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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E 없었으면 10년물 금리 3.7%…바이백 논쟁에 뒤집힌 월가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QE가 없었으면 현재 10년 물 금리가 연 3.7% 정도는 됐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AP연합뉴스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 진전 소식에 일제히 올랐는데요. 나스닥이 1.84% 상승한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23%와 0.97% 뛰었습니다. 국제유가는 1.6% 내렸는데요. 조시 브라운 루트홀츠 웰스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에서의 휴전 가능성이 시장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봤죠.

이날 잠시나마 2년과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역전되기도 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역전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있지만 금리역전 현상이 확산하는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경기침체를 둘러싼 얘기도 계속되는데요. 이 부분은 많이 분석해드린 만큼 오늘은 관련 내용을 짧게 전해드리면서 워싱턴과 월가에서 핫이슈로 떠오른 자사주 매입 금지 논쟁과 우크라이나 전황 얘기를 알아보겠습니다.

“대규모 국채 매입에 과거보다 덜 유용…2·10년물 차이 1.5~2%p 차이 났을 수도”


이날 2년 물 국채금리가 한때 연 2.407%, 10년물은 2.404%로 2년이 10년을 앞섰는데요. 많은 이들이 거론하는 2년과 10년의 금리역전이 발생한 것이죠. 이후 다시 10년이 2년보다 높아지는 일반적인 상황으로 돌아가긴 했는데요.

그동안 ‘3분 월스트리트’에서 국채수익률 평탄화와 금리역전, 또 5년과 30년 국채금리 역전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갈수록 역전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다만, 시장의 생각은 이날도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현 시점에서 금리역전을 주시해야 하지만 장기물 수요가 많아진 상황에서는 금리역전이 반드시 경기침체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침체의 전조라고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침체가 찾아오는 게 아니라 2년 정도 뒤에나 온다는 것이죠. 이 부분이 핵심인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이날 “채권시장이 경기침체에 대한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전략가들은 침체를 야기할만한 핵심 정책이 시행되지 않았으며 아직은 침체시기에 유망한 주식을 담을 때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연준의 QE에 장기물 금리가 영향을 받아 지나치게 낮아졌기 때문에 지금의 금리역전을 경기침체의 전조로 보면 안 된다는 얘기가 있다. AFP연합뉴스


흥미로운 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QE)가 장기물 금리를 왜곡했기 때문에 지금의 금리역전에 대한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새로 나온 점인데요. 코로나19 셧다운(폐쇄) 이후 연준의 무제한 채권매입에 현재 대차대조표가 9조 달러까지 늘어난 상황입니다.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거시전략 책임자는 “대형 QE 프로그램에 장기물 금리가 억눌려왔다”며 “미국이 경기침체를 맞을 수는 있지만 이같은 대차대조표 때문에 금리역전에서 오는 신호가 유용하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즉, 평상 시면 모를까 지금은 장기물 금리가 인위적으로 크게 낮춰져 있어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에 단기(2년)가 오르니 쉽게 역전이 됐다는 것이죠. 그럼 QE가 없다면 어땠을까요. 리처드 번스타인은 연준의 최근 QE가 없었으면 현재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3.7%에 가까웠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날 오후3시30분 현재 2년물이 2.370%, 10년이 2.414%로 0.044%포인트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QE만 아니었더라면 이 수준이 아니라 1.5~2%포인트가량 격차가 벌어졌을 것이라는 뜻이죠. 이는 2년과 10년 금리차이가 1.5~2%포인트나 났다면 사람들이 경기침체의 징조라는 말은 하지 않았겠죠.

그러니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모건스탠리는 수익률 곡선 역전만으로 단기적인 경기후퇴 가능성을 주장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고 했었죠.

그럼에도 경기침체에 관한 논쟁은 월가의 핫이슈 가운데 하나인 만큼 계속해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조지 곤칼베스 MUFG 증권의 미국 거시전략 헤드는 “경기침체가 있을 수 있으며 3개월과 10년의 금리역전이 경기침체가 가까움을 알리는 데는 낫지만 2년과 10년물 금리차이에서 침체의 단서를 얻는 것을 선호한다”며 “연준이 이제 금리인상을 시작했기 때문에 3개월과 10년의 금리역전은 불가능하며 2년과 10년물 역전은 침체 시작 422일 전, 3개월과 10년은 269일 전에 역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백악관 “美, 기업 자사주매입 너무 부추겨”…공화 “제한은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럴 일 없을 것”


이번에는 국내에서 주목받지 않고 넘어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업 자사주 매입 일부 제한소식을 전해드릴텐데요.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어제 나온 2023년 예산안에 기업의 바이백(자사주 매입) 제한을 추가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는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기업이 경영진의 이익을 위한 바이백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경영진은 회사 주식을 받은 뒤에 몇 년 간 이를 반드시 보유해갸 하고, 바이백이 있게 되면 그 이후로도 몇 년 간 팔지 못하도록 한다는 건데요.

바이백을 하게 되면 유통주식이 줄어들어 주가가 일반적으로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톡옵션으로 주식을 받은 임원들 입장에서는 바이백으로 주가가 오를 경우 혜택을 보겠죠. 그런데 경영진이 바이백 이후에도 수년 간 이를 팔지 못하게 막으면 아무래도 기업 입장에서는 바이백의 횟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1차로는 임원들을 겨냥한 것이지만 바이백이 줄면 다른 주주들에게도 영향이 미치게 되지요. 지난해에도 금융사를 비롯해 많은 업체들이 바이백을 했었습니다.

이 문제를 두고 워싱턴과 월가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자산가치가 1억 달러 이상인 미국인들 대상으로 미실현 자본이득을 포함해 모든 소득에 최소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억만장자세와 함께 논쟁의 중심에 섰는데요.

팻 투미 상원의원이 CNBC에 나와 백악관의 바이백 관련 규제와 억만장자세를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공화당 상원 은행위원회를 이끄는 팻 투미 의원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나와 “바이백 제한과 증세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공화당이 있는 한 절대로 추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인데요. 그는 바이백에 대해서는 “바이백은 합리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 두 건과 관련해서는 투미 의원이 상당히 공격적으로 언성을 높여서 말했는데요.

제이 클레이튼 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은 바이백 규제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했는데요. 월가의 반발도 엄청납니다.



백악관과 민주당의 생각은 다르죠.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사회는 바이백을 과도하게 장려한다”며 문제의식을 분명히 했는데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도 “기업이 최고경영자나 투자자들에게 바이백을 통해 보상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기업들의 이익 처리방식을 지적했습니다. 외부에서 임원진의 고액연봉을 문제삼자 주식을 받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도 문제라고 했는데요.

정리하면 불평등 해소라는 민주당과 백악관의 의도는 알지만 실제로 현실화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공화당의 반발이 너무 거세지요.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바이백과 억만장자세가 새로운 승부수가 될 수 있겠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현재로서는 공화당의 상하원 승리가 예상되는 11월 중간선거 이후에는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고요.

S&P 다우존스의 선임 지수 애널리스트인 하워드 실버블랫은 “(바이백으로) 오직 경영진만 혜택을 보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시간벌기인가 평화의 소식인가…바이든 “지켜볼 것”


마지막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휴전협상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은 국제유가뿐만 아니라 곡물 등에 영향을 줘 인플레이션과 세계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 요소인데요.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대표단은 터키에서 5차 협상을 진행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요구대로 중립국을 추진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새 안보보장 체제를 요구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방안을 말하는 건데요. 협상단장인 우크라이나 집권당 대표 다비드 하라하미야는 “나토 조약 5조처럼 안보 보장국이 법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체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나머지 국가들이 자동으로 전쟁에 참여한다는 건데요. 터키와 이스라엘, 폴란드, 캐나다 등을 안보 보장국으로 꼽았습니다. 폴란드는 인접국가지만 나머지는 우크라이나와 떨어져 있는 나라들이고 미국과 나토 핵심회원국은 빠져 있죠. 그만큼 러시아도 생각해볼 수 있는 안인데요.

러시아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동부 체르니히우 지역의 공격도 줄이기로 했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도 기만전술을 폈다. 이번에는 진심일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연합뉴스


시장은 이를 좋게 받아들였지만 아직 100%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평화협상 뒤 “러시아가 우크라 평화에 진지하다는 신호가 없다”고 했는데요. 아리나 폴리야코바 유럽 정책분석 센터 CEO는 “러시아가 평화회담을 군대를 재정비하는 기회로 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 거짓 기만전술을 일삼아왔습니다. 미국과 서방국가 상당 수도 푸틴 대통령의 거짓말에 속았죠.

이번에는 다르다고 생각할 이유가 아직은 없다는 겁니다. 최근 러시아가 많은 사상자를 내고 병참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군대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 평화협상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처럼 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역사적으로도 이런 경우는 무수히 많았죠. 바이든 대통령이 “지켜볼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겁니다.

그래서 아직은 낙관적으로만 보면 안 될 듯합니다. 특히 대러 제재도 단기간 내 끝날 가능성은 낮고요. 이 때문에 국제유가도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헤드는 “유가는 상하이 락다운에 따른 수요감소와 러시아 제재와 관한 공급우려 요소가 있다”며 “수요감소는 일시적인 반면 공급문제는 더 지속적이다. 단기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연말 135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예측을 유지한다”고 했습니다.

증시도 비슷한데요. 스테파니 링크 하이타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아직 숲을 빠져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증시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변동성이 커지고 파도가 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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