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가 서울 여의도의 랜드마크 빌딩인 IFC 쟁탈전에 가세한다. 미래에셋그룹과 손을 잡고 지하 3개 층, 연면적 8만 5400㎡에 달하는 IFC몰을 고급화 전략으로 갤러리아몰로 탈바꿈시켜 IFC의 가치를 높이는 한편 유통 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할 계획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여의도 IFC 인수를 위한 미래에셋 컨소시엄에서 자산관리회사(PM)를 맡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PM은 임차인 유치와 건물 유지 보수 및 개선 등을 맡게 돼 갤러리아의 여의도 진출을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IFC 매각 주관사인 이스트딜시큐어드는 이달 초 신세계·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두 곳을 IFC 인수 적격 후보로 압축했다. IFC는 현재 캐나다의 세계적 부동산 투자 업체인 브룩필드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으며 상반기까지 새 주인 찾기를 마칠 예정이다.
경쟁 상대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일찌감치 신세계를 전략적 투자자로 끌어들여 IFC몰의 ‘밸류 애드(value-added)’ 전략을 구체화하자 쇼핑몰 운영 경험이 없는 미래에셋그룹이 이에 맞서 한화갤러리아를 적극 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갤러리아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상무가 신사업전략실장을 맡으면서 신규 사업 발굴과 프리미엄 콘텐츠 사업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백화점과 도·소매업이 주력인 한화갤러리아는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을 비롯해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센터시티점·광교점·진주점·한남점 등 전국에서 6개의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후 프리미엄 사업을 강화하면서 ‘메종갤러리아’ ‘고메이 494 한남’ 등의 신사업을 진행해왔으며 지난해 문을 연 갤러리아 광교점에도 쇼메·프레드·벨루티 등 명품·HJ 브랜드를 단독 입점시키며 차별화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지스 컨소시엄의 경우 신세계가 IFC몰을 운영해 얼마나 가치를 올릴 수 있을지 데이터를 확보해 2차 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안다”면서 “쇼핑몰은 운영자가 누구냐에 따라 입점 매장이나 F&B(식음료)의 수준이 달라지는 만큼 미래에셋도 갤러리아와 손잡고 고급화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IFC의 인수 가격은 4조 4000억 원대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IFC 인수를 위한 지분(에퀴티) 투자액만 1조 5000억 원을 넘게 되는 만큼 미래에셋·갤러리아와 이지스·신세계 연합은 각각 인수 이후 수익 극대화 전략을 제시하며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모집하고 있다. 특히 국내 가장 큰손인 국민연금이 IFC 인수전에 참여할지, 투자를 할 경우 어느 컨소시엄의 손을 잡아줄지가 막판 최대 관심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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