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경기 위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 이하로 낮추는 상황이다. 올 가을 3연임을 공식화하면서 화려한 대관식을 꿈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어깨에 무거운 짐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1%에서 4.6%로 낮췄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데도 중국이 봉쇄 위주의 방역정책을 고수하면서 생산과 소비 등 경제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14일에도 중국 정부 정책의 우선 순위가 코로나19 방역에 맞춰져 있다며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5.3%에서 5.1%로 낮췄다.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목표치가 0.7%포인트(p)나 내려갔다. 지난달 5일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 내외'로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모건스탠리의 전망은 1% 가까이 낮은 수치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정부가 올해 계속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백신 3차 접종률이 낮고, 특히 고령층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더 엄격한 봉쇄조치를 취하는 정책실수를 범할 것 같다"며 "코로나19 확산과 연이은 봉쇄조치로 전면적 통화 및 재정 완화정책이 약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경제가 4분기가 돼야 경제 회복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올해 10월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공식화하고 그 때까지 고령층에 필요한 백신접종이 마무리되면 비로소 일상 생활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최악의 경우 중국이 2023년 상반기까지 현재의 코로나19 정책을 이어가면 올해 GDP 증가율이 4%에 그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씨티그룹은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0.9%p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경제 전망을 나타낸 수치는 최근 잇따라 악화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3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1로 떨어졌다. 전달의 50.4에서 2.3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낙폭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성장, 그 이하는 위축으로 해석된다. 수치상으로 경기 위축이 현실화 된다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제조업 PMI는 49.5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치(50.2)는 물론 시장 예상치(49.8)도 모두 밑도는 수치다.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경기 확장 국면을 이어오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된 이달 들어 분위기가 꺾였다. 특히 전월 대비 0.7포인트나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해 3월 51.9에서 4월 51.1로 줄어든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같은 날 발표된 비제조업 PMI도 전월(51.6) 대비 3.2포인트 하락한 48.4로 집계됐다. 비제조업 PMI는 서비스업, 건설업, 유통업 등 업계의 경기를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다. 그만큼 경기 전반에 성장 보다는 위축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는 푸둥 지역에 이어 푸시 지역의 봉쇄를 시작했다. 당초 4일씩, 총 8일간 상하이가 순환 봉쇄에 들어갈 예정이나 이날 상하이 시정부는 추가 봉쇄 가능성을 포함한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후속 대책에 따르면 푸둥 주민 상당수가 추가로 격리 상태에 있게 됐다. 지난 4일간의 격리 기간에 감염자가 발견된 아파트 단지 내 특정 동의 입주민은 7일간 자가격리, 7일간 건강관찰을 이어가야 한다. 건강관찰 기간에는 가구 당 한 명만 정해진 시간에 택배 등 물건을 가지러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만 나올 수 있어 사실상 14일 격리나 마찬가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