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전도사’ 마이클 세일러(사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채권 발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비트코인 채권이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전통 금융시장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1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이클 세일러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통금융시장은 아직 ‘비트코인 채권’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일러는 “비트코인 채권이 주택저당증권(MBS)처럼 활발하게 거래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면서도 "지금 시점에서보면 시장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일러는 대안으로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은행권 대출을 꼽았다.
세일러의 발언은 엘살바도르가 최근 10억달러 규모의 ‘볼케이노 본드(Volcano Bond)’ 발행 계획을 연기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볼케이노 본드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엘살바도르 재무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볼케이노 본드의 발행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세일러가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채권 발행 계획을 비판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세일러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채권은 국채이기 때문에 국가 신용도에 대한 위험이 있다”며 “이는 마이크로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담보 대출’보다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채권을 국가가 주도해 발행할 경우 비트코인 자체의 속성이 아니라 발행한 국가의 신용도에 따라 디폴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일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비트코인 채권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특히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비트코인을 부채 상품으로 사용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뉴욕은 2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하고, 그 조달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살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의 수익률은 50% 이상인 반면, 비트코인을 빌리는데 드는 비용은 2% 이하"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