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진전 기대감에 상승폭을 키워갔지만, 큰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자 보합세로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이달 예정돼 있는 연방공개준비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상장사들의 실적 공개 등의 결과를 확인하려는 관망 심리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당분간 낙폭 과대 경기 민감주와 본격적인 국내 거리두기 완화로 수혜를 받을 리오프닝 관련주를 주목하라고 권고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9.87포인트(0.36%) 오른 2739.85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투자자들이 1주간 8833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한편 외국인투자가는 같은 기간 8008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478억 원을 팔았는데, 연기금이 1671억 원을 팔며 기관 순매도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5.88포인트(0.63%) 상승한 940.57을 기록했다.
3월 내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미국 금리 인상, 긴축 우려가 지수를 짓눌러온 가운데 코스피는 지난 29일부터 3거래일 연속 강세 마감하며 2757.65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2750선을 되찾은 것은 2월 10일(종가 2771.93) 이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하지만 미국의 장단기금리차 역전,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2740선조차 방어하지 못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주 증시 또한 다양한 대내외적 변수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FOMC의 지난 3월 회의 의사록 공개가 7일(한국시간) 예정돼 있다. 연준이 강력한 통화정책 추진 의지가 이미 드러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판단과 전망이 공개된다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있다. 또 연준위원들이 연달아 기자회견을 연다는 점도 변수다. 시장의 예측과 다른 연준위원들의 발언이 나올 경우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강도가 강화될 것이라는 점과 5월, 6월 FOMC에서 빅스텝이 가능하다는 전망은 이미 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이 정점을 통과하고 완화되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져가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통화정책 부담이 가중되고 채권금리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현재 우려보다 더 강한 매파적 스탠스를 보여준다면 충격 강도가 클 수 있지만 예상에 부합하는 의사록이 공개되더라도 증시 상승동력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실적 공개 시즌도 시장에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1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는 40조 4000억 원으로 1개월 전(39조 3000억 원)보다 2.7% 상향했다. 에너지(6687억 원), 유틸리티(3411억 원), 건강관리(709억 원) 등이 컨센서스 상향을 주도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코스피가 박스권 흐름이 불가피한 만큼 성장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2분기부터는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되고 항공사들의 주요 해외 노선 재취항이 본격화한다. 또 BTS 등 국내 아티스트의 해외 오프라인 콘서트도 지속될 전망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수보다는 성장 업종, 대형주보다는 리오픈 관련 종목 및 낙폭 과대 경기 민감주가 시장 대비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행·항공·엔터 등 주요 리오픈 관련 업종에서 변화의 징조가 포착되고 있으니 4월부터는 그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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