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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5년' 송배전망 짓느라 유지 보수 손놓은 한국전력

망건설 5년간 9734억 늘었지만

보수비용 5000억 가까이 줄어

노후화로 정전 등 재난사태 우려





한국전력이 신재생 발전 확대 정책으로 송전·변전·배전 등 전력 계통망 구축에 쓴 돈이 지난 5년간 1조 원 늘어난 반면 유지 보수 비용은 되레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발생한 강원 고성·속초 산불이 특고압 전선에서 비롯된 만큼 늘어나는 전력 계통망에 대한 유지 보수 비용 감축이 자칫 대규모 정전 등 국가 재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전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이 송배전망 건설에 사용한 비용은 2016년 2조 8594억 원에서 지난해 3조 8328억 원으로 5년 새 9734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유지 보수 비용은 같은 기간 3조 2822억 원에서 2조 8023억 원으로 4799억 원 감소했다.



한전의 송배전망 건설 비용이 5년간 1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은 구축 비용이 많이 드는 신재생 발전설비의 특성 때문이다. 신재생 발전설비는 여러 곳에 분산돼 있어 대규모 발전설비보다 송배전 관련 구축 비용이 몇 배로 들고 관리도 까다롭다. 같은 설비용량 기준으로 원전과 비교해 송전 설비를 6배나 더 깔아야 하는 셈이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전력 계통 연계 신청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1㎿ 이하 신재생 발전설비의 전력 계통 연계 신청 건수는 2018년까지 5만 5486건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누적 11만 610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송배전망이 증가하면 관리해야 하는 설비가 많아지는 만큼 유지 보수 비용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신재생 드라이브’로 한전이 송배전망 구축에만 급급한 나머지 유지 보수에 손을 놓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후화된 송배전망은 대규모 정전을 불러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산불 등 대형 재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19년 4월 강원 고성과 속초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전선이 끊어지면서 발생한 전기불꽃이 원인이었다. 한무경 의원은 “한전이 유지 보수에 손 놓을 경우 울진 산불과 같은 대형 참사가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한전이 유지 보수에 추가 투입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정부의 전기요금 동결로 한전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올해 한전의 적자 규모는 최대 2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온다. 벌써 1분기 손실액만 최소 8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송배전망은 건설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전기요금을 현실화해 유지 보수 비용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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