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국내 병원 최초로 자체 생산한 키메라 항원 T세포(CAR-T) 치료제를 18세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해 치료에 성공했다.
5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팀이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최고위험 급성림프모구백혈병으로 진단받은 18세 환자에게 자체 생산 CAR-T 치료제를 투여한 결과 백혈병 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 강 교수팀은 지난 2월 15일 환자의 혈액에서 림프구를 채취하고 다음날부터 CAR-T 치료제 생산을 시작했다. 환자는 2월 28일 CAR-T 세포 치료제를 투여받고, 지난달 17일 퇴원한 후 특별한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 중이다. 투약 한달 만인 지난 3월 28일 진행한 추적 골수검사에서 완전관해(백혈병 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 판정을 받았다.
CAR-T 치료는 환자 혈액에서 얻은 T세포가 암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뒤 배양해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맞춤형 치료법이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표적하면서도 체내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해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총 6종의 CAR-T 치료제가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는데, 국내에서는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유일하게 정식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환자 부담금이 대폭 낮아졌지만,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세포를 냉동해 미국으로 보내고 CAR-T를 만들어 재냉동 후 배송을 받아 환자에게 주입하기까지 약 3주 이상 소요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반면 국내 병원에서 CAR-T를 자체 생산할 경우에는 빠른 시일에 투여가 가능하다.
강형진 교수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불응성 재발성 백혈병 환자의 경우 킴리아 치료를 바로 시행할 것”이라며 “서울대병원 생산 CAR-T 임상연구는 미세백혈병 재발, 뇌척수 등 골수 외 재발, 이식 후 재발했지만 항암치료로 관해가 온 경우 등 킴리아의 건강보험 적용이 제외돼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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