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인’ 혹은 ‘비건’들은 어쩌다 채식을 택하게 됐을까. 국내에서는 아직 채식인에 대한 조사가 드물지만 국내 최대 채식 온라인쇼핑몰인 ‘채식한끼몰’의 회원 11만 명으로부터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채식한끼몰을 운영하는 비욘드넥스트의 박상진(사진) 대표는 “채식한끼몰에 가입할 때 채식을 지향하는 이유를 선택해야 하는데 환경이 1위, 동물권이 2위, 건강은 3위”라고 설명했다.
이미 채식을 실천하고 있거나 실천하려는 이들의 대다수는 2030 여성이다. 박 대표는 “회원 중 여성 비중이 70~80%, 2030 비중은 60~70%쯤 된다”고 설명했다. 가치 있는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미닝 아웃’ 트렌드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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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넥스트는 채식한끼몰 외에도 채식당 정보 애플리케이션 ‘채식한끼’를 운영하고 있다. 본인 역시 15년째 채식을 실천 중인 박 대표가 두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에 다니던 시절 채식으로 점심을 먹기가 너무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채식주의자들의 고충이 채식한끼 앱과 쇼핑몰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현재 채식한끼몰에서는 대체육, 비건 과자·음료뿐 아니라 비건 반찬 정기 배송 서비스까지 구매할 수 있다.
한편 ‘채식주의’와 ‘비거니즘’은 채식을 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담긴 의미는 다소 다르다. 채식주의는 다양한 이유로 동물성 식재료를 멀리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반면 비거니즘은 주로 동물권을 내세워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는 삶의 방식을 가리킨다.
유연한 비거니즘도 가능하다. 그 어떤 동물성 식품도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이 ‘비건’이다. 우유까지는 허용하는 채식은 ‘락토’, 우유는 안 먹지만 계란은 먹는 채식은 ‘오보’라고 부른다. 계란·우유에 생선까지 허용하는 채식은 ‘페스코’다. ‘플렉시테리언’처럼 기본적으로 채식을 하지만 때에 따라 동물성 식품을 먹는 방식도 있다. 간헐적 채식, 유연한 채식이라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하루 한 끼만 채식을 해도 탄소 배출량이 2㎏가량 감소한다”며 “채식의 장점을 알리면서 단 한 끼부터 시작해보도록 권하고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 사회를 바꾸는 것이 사업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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