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북한산 전체는 조선 건국 시기부터 한성부(현재의 서울) 소속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 변형돼 현재까지 일부가 경기도에 소속돼 있습니다. 이는 일제의 잔재 중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11일 한일 양국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에 속해 있는 북한산 일부 지역을 서울시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사카 교수는 “해방 이후 서울은 원래 한성부 범위를 대부분 회복했으나 북한산의 일부는 아직도 고양시 소속으로 남아있고 북한산은 도봉산과 함께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며 “따라서 북한산 일부가 아직도 고양시에 소속돼 있다는 것은 일제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산 일부를 원래의 행정 소속이었던 서울로 돌려놓는다 해도 북한산은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서울시와 고양시 사이에 토지를 둘러싼 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일제의 잔재 청산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산은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 양주시, 의정부시에 걸쳐있다. 남산, 한강과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물이지만 북한산의 세 개의 봉우리 중 백운대, 인수봉은 모두 행정구역상 서울시가 아닌 경기도 고양시 소속으로 돼 있다.
호사카 교수는 “한양에 수도를 건설한 조선시대 왕들은 언제나 북한산을 국가의 중심 산으로 삼았다”며 “줄곧 북한산은 조선시대와 제국시대 서울(한성부)에 속했으며, 서울의 조종산이자 조선과 대한제국의 중심이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일왕의 명령 하에 전국과 경성부(일제 하 서울을 뜻한 한성부의 개칭)의 토목사업 규칙이 정해졌고 조선총독부는 주로 일본인들이 거주하는 경성부 남촌을 중심으로 도로정비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성부’의 범위를 원래 규모의 5분의 1 정도로 축소되며 북한산이 제외됐다. 이후 경성부의 범위는 어느 정도 확대됐지만 원래의 한성부 범위를 회복하진 못해 현재의 행정구역이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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