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1세대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이 7월을 끝으로 생산을 멈춘다. 2016년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 후 6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울산 3공장에서 전량 생산 중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일렉트릭(EV)을 7월 말 단산하기로 결정했다. 이달부터 아이오닉 생산량을 줄이고 최대 11개월의 대기가 밀려 있는 아반떼의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아이오닉 생산이 완전 종료되는 7월 말부터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2세대 코나의 생산을 위한 라인 정비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단산은 차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을 적용한 친환경 차로 사업의 무게중심이 옮겨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이오닉 모델이 출시 7년차를 맞아 노후화된 데다 이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등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다른 주력 차종의 친환경 모델도 확대되면서 판매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라인업 정리가 불가피해졌다는 점도 이번 단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친환경 차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연 모델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상징성을 지닌다. 친환경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한 국내 최초의 모델이라는 타이틀도 가졌다. 2016년 출시 당시에는 아이오닉 전기차가 ‘국내 최장 주행거리’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라인업을 갖추고 본격 판매를 시작한 첫해인 2017년에는 내수 판매만 1만 2399대를 기록하며 국내 친환경 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같은 해 해외에서는 연이은 호평에 힘입어 6만 대 가까이 수출되며 승승장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00㎞를 웃도는 코나 전기차 등이 출시되면서 판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미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아이오닉 판매가 사실상 전무하고 유럽 등에서만 일부 판매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대의 짧은 주행거리 등으로는 아이오닉 모델이 더 이상 친환경 차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며 “차세대 전기차 중심의 글로벌 경쟁이 시작된 만큼 1세대 모델들의 단종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