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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주문 취소 시작됐다"…엔비디아 5일간 20% 폭락 [서학개미리포트]

"러 금수조치 등에 수요 둔화"

베어드 부정적 보고서 영향

11일 주가 5% 이상 떨어져





미국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NVDA)가 휘청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압박 속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러시아 경제 제재 등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감하리라는 우려가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엔비디아가 앞서 8일 발행 가능한 총 주식 수를 현 40억 주에서 80억 주로 두 배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투자 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 시간)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5.20% 급락한 219.1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4일 273.60달러로 마감했던 엔비디아는 이후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해 내림세를 보이며 20% 가까이 폭락하고 있다.



이날 주가 하락은 투자 그룹 베어드의 부정적인 보고서가 촉매가 됐다. 베어드의 애널리스트 트리스탄 게라는 GPU의 과잉 재고를 우려하며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또 목표 주가 역시 360달러에서 225달러로 대폭 하향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과도한 재고와 소비자 및 PC 수요 둔화, 러시아 경제 제재에 따라 소비자 GPU의 주문 취소가 최근 시작됐다고 본다”고 했다. 또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가 러시아 사업 비중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했으며 소비자용 GPU 시장의 25~30%를 점하는 중국에서의 수요도 꺾였다고 봤다. 그는 또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의 채굴에 더 이상 GPU가 필요 없게 되면서 GPU 가격이 둔화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8일 엔비디아가 발행 가능한 총 주식 수를 현 40억 주에서 80억 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결정한 것도 주가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발행 주식 수가 25억 주가량인 엔비디아가 3배 가까이 주식을 늘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측은 ‘일반 운영 목적’이라며 그 사례로 주식의 배당·분할, 인수합병(M&A) 자금 확보, 임직원 인센티브 혹은 유상증자 등을 하기 위해서라고 부연했다”며 “하지만 네 가지 요인 모두를 고려해도 총 발행 주식 수를 2배나 늘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식 분할을 발표하기에는 현재 주가가 분할까지 필요할 정도로 높지 않고 유상증자에 나서기에는 아직 재무 상태가 건전하며 임직원 인센티브용으로도 너무 큰 규모라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그나마 M&A가 신빙성 있지만 아직 발행하지 않은 15억 주의 가치만 해도 400조 원이 넘기에 M&A를 위해서라고 확신하기도 어렵다”며 “다만 네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고려해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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