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홍보 자료에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번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월 10일 식약처가 유튜브에 게시한 ‘임신부 건강을 위한 나트륨 다이어트-덜 짜게 먹기 1편’의 제목의 영상을 보면 중국어 자막에서 ‘파오차이’라는 표기가 두 번 등장한다. 파오차이는 양배추나 고추 등을 염장한 중국 쓰촨 지역의 절임 식품으로 김치와는 다르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김치를 동북공정에 활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나오면서 ‘파오차이’ 표기에 대한 지속적인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우리 고유의 발효 음식인 김치의 중국어 번역과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최근 누리꾼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제보 받으며 자신의 SNS를 통해 이를 알렸다. 서 교수는 “같은 정부 기관에서 이런 실수를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식약처는 김치에 관련한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기관이기에 이번 일로 국민들은 더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으로 중국의 왜곡을 바로 잡아줘야만 한다”며 “중국 측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면 국내에서 잘못 사용하는 표기 역시 바로 잡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해당 영상을 즉시 삭제 조치한 상태다.
식약처 관계자는 “콘텐츠를 4개 국어(한국어·영어·중국어·베트남어)로 제작?번역하는 과정에서 김치의 중국어 표기가 파오차이로 잘못 표기됐다”면서 “이번 사례를 계기로 식약처 누리집, 홍보 자료 등에 올바른 외국어 표기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고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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