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진 환경부 장관 내정자가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다만 탈원전과 탈탄소를 동시에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 정책의 재조정 가능성도 내비쳤다.
한 내정자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40% 감축이라는 NDC라는 목표는 어쨌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점은 이를 어떤 방식으로 달성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NDC 달성을 위한) 경로에는 에너지믹스 등도 있기 때문에 에너지 담당 부처와 협력해서 슬기롭게 실천계획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믹스를 두고 산업부와 마찰이 빚어지면 학자 출신으로서 환경부 입장을 관철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자료에 기반해 (NDC 달성) 경로를 만든다면 순조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을 연구해온 과학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5년 한 토론회에선 "장기적으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전면적으로 전환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친환경 천연가스 발전이 가교 구실을 할 수 있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새 정부가 들어서면 환경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는 어떤 부분이 환경의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지 등을 면밀히 살펴서 추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라고만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한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로 '규제 일변도 환경정책에서 벗어나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행정정책 설계 적임자'라는 점을 들었다. 한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환경단체와 기업을 비롯한 여러 이해당사자와 소통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기업 간 민간기구를 통한 조정이 무산될 위기인 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정책적인 현안에 대해선 보고를 받은 뒤 인사청문회에서 자세하게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한 후보자는 현재까지 여성 장관 후보자가 3명에 그치는 데 대해선 "정부와 국가정책을 다루는 데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라면서 "장관뿐 아니라 차관이라든지, 정부나 다른 기관에 여성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론 여성 인력들이 확인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경력단절 여성 과학자를 지원하는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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