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과 종이빨대에 이어 이번에는 100% 천연펄프를 만든 종이 물티슈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지업계가 부직포 같은 플라스틱 재질의 물티슈를 대신할 친환경 펄프로 만든 ‘종이 물티슈’ 시장 선점을 위해 발걸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이 빨대에서 이번엔 종이 물티슈로 제지업계의 경쟁이 옮겨간 것이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4월 1일부터 식당과 카페에서 플라스틱이 들어간 일회용품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된 조치에 따른 틈새시장 공략이다.
14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물티슈 시장 규모는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이후 개인위생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세도 연 30% 가량 커지고 있어 플라스틱을 대체할 종이 물티슈 시장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제지업계 경쟁을 촉발한 건 환경부가 이달 1일부터 사용 규제 대상에 합성수지 재질의 일회용 물티슈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플라스틱 재질(폴리에스테르 40~50%)이 포함된 물티슈의 사용이 전면 제한될 수도 있어 종이 물티슈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지연합회 관계자는 “자원재활용법 시행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강화될 수 밖에 없어 5000억원 넘는 물티슈 시장이 제지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친환경 물티슈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후반기부터는 100% 재활용할 수 있고 생분해가 가능한 천연펄프 소재 종이 물티슈 제품이 대거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한솔제지와 유한킴벌리가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솔제지는 미세 플라스틱 걱정 없는 유아용 물티슈 제품인 ‘고래를 구하는 물티슈’를 출시했다. 일반 물티슈가 플라스틱 계열 성분을 포함한 원단을 사용한다면 천연 펄프와 식물에서 유래한 레이온 원단을 혼합 사용해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유한킴벌리는 100% 펄프 원단을 적용한 식품접객업소용 ‘스카트 에코 종이 물티슈’를 내놓았다.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해 생산하는 ‘FSC 인증 펄프’를 사용했다. 45일 이내 표준물질 대비 100% 생분해가 가능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 용기나 종이 빨대에 이어 이번에는 종이 물티슈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며 “100% 재활용 가능한 천연 펄프 소재로 물티슈를 만드는 것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지만 시장을 선점하면 그만큼 신성장동력이 확대되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사활을 걸고 있다”고 했다.
깨끗한나라도 바짝 추격하고 나섰다. 천연 펄프 대신 천연화장품 인증을 획득한 유아용 물티슈 ‘보솜이 천연물티슈 4종’을 최근 출시했다. 모두 무향 제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지한 천연 유래 원료 99.6% 사용을 인정받았다.
이들 제품의 공통점은 환경 보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플라스틱 계열 성분을 포함하지 않은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유아용부터 식품접객업소용 종이 물티슈 등 차별화를 통한 시장 선점 경쟁은 치열하다.
제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친환경 물티슈 개발과 상품권 등록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위생용·손세정용·애완동물용·유아용 종이제품 물티슈나 화장실용·화장제거용 등 다양한 물티슈의 출시로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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