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위를 앞두고 무설탕·저칼로리를 앞세운 ‘제로(0) 칼로리’ 음료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중요시하는 라이프트렌드가 확산되자 음료업체들이 제로 칼로리 음료를 연달아 출시하는 것은 물론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케팅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150년 전통을 가진 포도 쥬스 브랜드 ‘웰치’의 국내 수입·판매를 담당하는 농심은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웰치제로’ 그레이프맛과 오렌지맛 2종을 이날 출시했다. 웰치에서 제로 음료가 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로 탄산음료는 무(無)설탕으로 칼로리를 낮춘 음료를 일컫는다. 설탕 대신 합성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을 낸다. 실제 칼로리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0㎖당 4㎉ 미만일 때 제로 칼로리라고 표기할 수 있게 했다.
농심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의 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주 과일향 탄산음료 ‘탐스 제로’ 3종을 선보였다. 1990년대 단종됐던 제품을 제로 칼로리로 바꿔 새로 내놓은 것이다. 웅진식품도 지난주 제로 칼로리의 오렌지 및 포도맛 탄산음료 ‘815 피즈 제로’를 출시했다. 코카콜라가 판매하는 환타는 최근 당류와 칼로리를 낮춘 저칼로리 제품으로 리뉴얼 됐다. 코카콜라는 올해 제로탄산 라인업 확대를 계획 중이다.
이처럼 올 들어 제로 칼로리 음료가 쏟아지는 것은 지난해 이 제품군이 큰 폭의 성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된 롯데칠성의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의 ‘제로슈거’ 제품은 각각 1억 캔 넘게 팔리며 제로 열풍을 주도했다. 기존에 코카콜라의 ‘제로콜라’, 동아오츠카의 ‘나랑드사이다’ 등 중심으로 형성됐던 국내 제로탄산 시장을 단숨에 재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신규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제로 콜라·사이다 시장은 2019년 452억원에서 지난해 2189억원으로 2년새 5배 가량 급성장했다. 음료업체들은 제로 콜라·사이다 열풍이 과일탄산 음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제품 라인업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와 ‘핫식스’의 제로 칼로리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탄산은 맛이 없다는 편견이 있는데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고 체중 증가를 우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탄산 음료의 대안이 되고 있다”며 “올해는 과일 탄산 등으로 ‘제로’ 유행이 더 확대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음료업체는 제로탄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케팅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탐스 제로의 모델로 인기 아이돌 그룹 ‘에스파’를 모델로 기용하고 TV광고 등을 통해 소비자들을 공략 중이다. 농심은 웰치가 PC방에서 많이 소비된다는 점에 착안해 게임업계와의 협업을 모색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 방송 등에서 웰치를 선보이는 마케팅을 계획중”이라며 “게임 선수들이 웰치를 마시는 등의 장면이 방송되면 자연스럽게 홍보, 인지도 향상에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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