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지주 설립 이후 첫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실적 개선세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주주가치 제고와 환원 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22일 1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1분기 말 기준 분기 배당을 결의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이미 지난달 16일 현금·현물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한 바 있어 업계에서는 분기 배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 당시 KB금융은 “코로나19 불확실성과 재무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후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으며 이번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상정돼 결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사회에서 분기 배당을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분기 배당을 늘려가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KB금융의 분기 배당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배당 성향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앞으로 배당 성향을 포함해 총 주주 환원율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예상 실적이 좋은 것도 지주 설립 이후 처음 분기 배당을 결정한 주된 이유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KB금융의 순이익을 4조 6000억 원 정도로 지난해(4조 4100억원)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예상 이익 역시 1조 2800억 원 정도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금융이 분기 배당을 결정하게 되면 이는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금융지주로서는 두 번째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들의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 환원 정책 강화 움직임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부터 배당금을 매 분기마다 균등하게 지급하는 분기 배당을, 우리금융은 중간배당을 정례화했으며 하나금융도 분기 배당 실시 여부 등을 내부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 금융지주도 중장기적으로는 동참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책 강화 움직임과 함께 지난해 은행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이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할 수 있는 주된 원동력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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