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금융보험사의 고객 자산은 자산 총계에서 제외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암호화폐 관련 제도가 미비해 두나무를 금융보험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기업집단 두나무의 총자산 규모가 10조 원을 넘는다고 보고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공정위는 매년 5월 기업의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대기업집단을 지정한다. 해당 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회사의 직전 사업연도 자산 총액이 5조 원 이상이면 ‘공시대상 기업집단’, 10조 원 이상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
업비트 고객이 가상자산을 매수하기 위해 맡긴 예치금까지 두나무의 자산으로 볼 수 있을지가 이번 결정의 최대 쟁점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두나무의 자산 총계는 10조 1530억 원이다. 그중 고객 예치금은 5조 8120억 원이었다.
두나무 측은 자사가 금융보험업에 해당해 자산 총액이 아니라 고객 자산을 뺀 공정자산을 토대로 자산 규모를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두나무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라 금융보험업이 아닌 ‘기타 정보 서비스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가상자산 시장을 제도권에 편입하기 위한 근거 법안이 다수 발의돼 있지만 대기업집단 지정일인 다음 달 1일까지 이들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낮다.
두나무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부과되는 기업집단 현황 등 공시 의무와 함께 상호출자, 채무보증,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를 받게 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