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화두는 단연 메타버스다. 이미 대기업들은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옴니채널(Omni-channel)도 아닌 O2O(Online to Offline) 모델은 이미 한물 지난 리테일 채널로 비춰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O2O서비스는 소상공인 유통 채널에서는 여전히 주목해야 할 중요한 서비스 모델이다.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이 나날이 디지털화와 다채널화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O2O 모델이 오프라인 경영에 익숙한 소상공인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과제임이 분명해진 것이다. 특히 유통 서비스 분야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모바일을 통한 쇼핑의 확대는 소비자들에게 쇼핑 편의성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스마트폰 소유자가 4,70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제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 일상생활이 마비될 정도다. 이러한 인류를 ‘호모사피엔스’에 빗대어 ‘포노사피엔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 확산은 모바일 게임과 커머스의 확산으로도 이어졌다. 또한, 5G 기술의 상용화로 모바일 쇼핑이 확실히 자리를 잡게 되면서 스마트 스토어, 쿠팡, 위메프 같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 소상공인 비즈니스 특성 먼저 살펴봐야
소비자들이 서점에 직접 방문해 도서를 구매한다면 오프라인 구매라고 한다. 반면 인터넷 서점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도서를 구매한다면 온라인 구매다. O2O 상거래는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서비스다. 국내의 대표적 모델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다방, 직방 등이 있으며, 운송 분야의 O2O서비스로는 쏘카, 카카오택시, 미국의 우버(Uber)와 리프트(Lyft) 등이 있다.
우리가 이미 누리고 있는 다양한 O2O 서비스들은 이미 거대한 플랫폼을 형성하고 있어, 소상공인들은 플랫폼에 가입해 마케팅 및 판매 활동에만 집중하면 될 것 같지만 여기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몇 가지 있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소상공인들은 처음부터 온라인 판매를 염두에 두고 충분한 준비와 학습을 마친 이들이 대부분이나 50대 이상의 소상공인들은 오랜 기간 오프라인 매장 영업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에 유통채널 변화에 매우 더디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필자가 현장에서 소상공인들을 만나보면 O2O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갖춰야 할 상품의 선별, 포장, 배송, 전자상거래업 등록, 모바일 활용 등의 준비를 하고 있는 소상공인은 매우 드물었다.
소상공인 O2O모델을 거론하기 전에 먼저 소상공인 비즈니스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매장에서 상품의 종류나 가격, 포장, 배송 등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상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로드숍이나 골목상권 내에서 장사하는 소상공인들은 나름대로 O2O 모델에 가깝게 영업을 하고 있으나 전통시장 상인들의 경우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소상공인들(특히 전통시장)을 위한 O2O 도입 모델로 어떤 형태의 기술을 권장할 수 있을까.
필자가 다년간 경험한 바에 따르면, 우선 독립 몰 또는 반응형 웹사이트를 들 수 있다. 이중 독립몰은 상품 구색과 촬영 장비 및 기술, 그리고 전담인력 확보가 어려운 한계들이 존재해 일단 제외하기로 한다. 결국, 반응형 웹사이트(또는 쇼핑 몰형 웹사이트)가 보편적 수준의 소상공인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무엇이든 인터넷 모바일 검색을 통해 정보를 구한다.
◇ 모바일웹 구축해 놔야 소비자 니즈 충족 가능해
소비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장소와 거리에 제한됨이 없이 전국 어디든 원하는 곳을 실시간으로 방문할 수 있다. 그 결과는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그렇기에 소상공인들도 오프라인 상점뿐 아니라 온라인상에 상점 소개 및 상품 판매 기능이 장착된 모바일 웹을 구축해 놓아야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상점 홍보용 모바일 웹사이트 구축을 통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대표적인 상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천안시 서북구의 성정시장에서 윤희혼수방(아랑주)을 운영하는 윤영옥 대표는 지난해 충청남도와 천안시 지원으로 명함용 모바일 웹 제작을 마쳤고, 실제 홍보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제작 과정에서 윤 대표가 담당한 부분은 당연히 상품 소개였다. 단순히 사진만 나열한 것이 아닌,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실감이 나고 신뢰도를 느낄 수 있게 하려면, 본인이 직접 쇼호스트가 돼 소개 영상물에 출연했다. 이후 완성된 모바일웹을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지인, 친구, 모임, 동창 등에게 카카오톡 전송했다. 그러자 가까운 지인들의 응원 답장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사실, 윤 대표는 이 정도 반응도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그런데, 다소 놀라운 점은 실제로 주문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주문자 중에는 가까운 지인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윤 대표 상점의 모바일 웹이 SNS를 통해 주변으로 전파됐던 것이다. 덕분에 소기의 매출도 올릴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혼수라는 특성 때문에 향후 오랜 기간 단골이 돼 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윤 대표는 모바일 웹을 이용해본 소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오랫동안 우리 시장 내에서만 장사하다가 처음으로 모바일 웹사이트를 통해 전국에 있는 지인이나 소비자들에게 상점 홍보를 해봤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면서 내 가게, 내 상품에 대한 자랑을 준비하다 보니 자연스레 공부가 되고, 내가 상인으로서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분들에게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윤 대표는 앞으로도 유튜브 영상물 제작과 스마트화 관련 지원사업에는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온라인 마케팅의 위력을 이번에 실감했기 때문이다.
“우리 시장 상인들도 남의 얘기라 생각하지 말고, 저처럼 초기 수준의 상점 디지털화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주변 상인분들과 함께 참여할 생각입니다.”
윤 대표가 성정시장의 디지털 전도사가 돼 주기로 필자와 약속한 셈이다. 현실에서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계획보다는 내 상점의 약점을 하나하나 보완해 나가는 스마트화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전통시장 상인들이 많이 참여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조만간 성정시장에서도 제2, 제3의 윤영옥 대표가 등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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