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미국 애플의 모바일 기기에 들어갈 고급 반도체 기판을 공급한다. 삼성전기는 최근 기판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노트북·태플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M2’용 반도체 기판(FC-BGA) 공급처로 삼성전기를 사실상 확정했다.
M2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칩이다. 올해 출시할 맥북과 아이패드 신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이미 애플 M1 프로세서용 기판도 공급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기 제조사인 애플에 FC-BGA 공급을 연이어 수주하며 시장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FC-BGA는 반도체를 메인 보드와 연결하기 위해 칩 아래에 덧대는 부품이다.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서 PC·서버 등에 탑재되는 고급 반도체용 기판으로 쓰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IT 기기 수요가 폭증하자 FC-BGA도 극심한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런 시장 흐름을 읽고 FC-BGA 생산 라인 투자에 적극적이다. 경연성회로기판(RF-PCB) 등 수익성이 낮은 기판 사업은 정리하고 베트남·부산 사업장에 1조 6000억 원을 들여 FC-BGA 신규 설비 증설에 착수했다. 지난해 12월 정기 인사에서는 고급 기판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 정비에도 나섰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5700억 원이었던 삼성전기 FC-BGA 매출이 2024년에는 1조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기판 분야에서 대만 유니마이크론, 일본 이비덴·신코덴키 등과 경쟁 중이다. LG이노텍·대덕전자 등 국내 기업도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FC-BGA를 점찍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기는 애플 FC-BGA 공급 건에 대해 “고객사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