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그러나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손익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은 기업공개(IPO)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전날 10여 곳의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국내 증권사 중엔 대신·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이, 외국계 증권사에선 뱅크오브아메리카·크레디스스위스·씨티그룹글로벌마켓·JP모건 등이 제안 요청을 받았다. 입찰을 원하는 증권사는 다음 달 11일까지 제안서를 내야 한다.
11번가는 다음 달 중 주관사단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IPO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SK스퀘어 자회사 중에선 SK쉴더스·원스토어에 이어 세 번째로 상장에 성공하게 된다.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현재 시점에서의 상장 추진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8년 11번가는 국민연금과 MG새마을금고, H&Q코리아 등을 대상으로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5년 내 IPO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11번가는 국내 4위권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SK텔레콤이 2007년 설립한 커머스플래닛이 전신이며 SK플래닛으로부터 인적 분할해 나오면서 2018년부터 별도 회사가 됐다. 최대주주는 SK스퀘어(80.26%)며 국민연금·새마을금고·H&Q코리아 컨소시엄이 꾸린 나일홀딩스(18.18%)가 20% 가까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2020년 기준 11번가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6%로 네이버(17%), 쓱닷컴·이베이(15%), 쿠팡(13%)보다 낮다.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과 함께 ‘아마존스토어’를 선보이는 등 국내 경쟁사 추격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2018년 유상증자 당시 11번가가 인정받은 몸값은 약 2조 7000억 원이었다. FI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4조 원 수준의 목표 기업가치를 내세워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실적이다. 11번가는 지난해 영업손실 694억 원을 기록하며 2020년(98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영업 적자를 보였다. 이에 비해 작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약 3% 늘어난 5614억 원에 그쳤다. 2019년 이후 매출액이 5000억 원 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별도 법인이 된 2018년 이후엔 1년도 빠짐없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해왔다. 매출 성장세는 높지 않은데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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