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22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조건부로 추진하는 내용의 ‘검찰 개혁 중재안’을 최종 카드로 제시해 여야가 전격 수용했다. 중재안에는 검찰의 직접 수사를 궁극적으로 폐지하고 국회에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한국형 FBI’ 설치를 논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재안이 충실히 이행되면 2023년 10월 전에 한국형 FBI가 출범할 것으로 보이지만 검수완박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해 향후 정국 불안의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당은 중재안 내용대로 개정안을 다듬은 뒤 이르면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 의장의 중재안은 여야 원내대표가 수 차례 만나 합의한 안”이라며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서로 타협했다. 이것이 결국 협치 정신”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합의된 내용을 개정안에 반영해 다음 주 중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검찰 직접 수사권은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 범죄)로 축소된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도 별건 수사로 확장하지 않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여야는 다음 주 검찰 개혁 법안 처리 이후 국회에 사개특위를 설치해 한국형 FBI 창설 방안 등을 논의한다. 중재안에 따르면 여야는 특위를 구성한 뒤 6개월 이내에 한국형 FBI 법제화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후 1년 이내에 실제로 한국형 FBI를 출범시키게 된다. 이에 따라 사개특위가 닻을 올리면 18개월 이내에 검찰 개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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