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내·해외 상장지수펀드(ETF)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ETF가 높은 수익률을 거둬 주목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의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추정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인도네시아MSCI(합성)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들어 15.15% 상승했다. 코스피가 같은 기간 9.71% 하락한 점을 볼 때 눈에 띄는 성과다. 이 ETF는 지난해 6월 29일 7675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이날(1만 635원)까지 38.56% 급등했다. KINDEX 인도네시아MSCI ETF는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국내 유일의 ETF다. 금융(54.92%), 커뮤니케이션서비스(14.94%), 소재(9.17%), 경기 소비재(7.52%), 필수 소비재(6.62%)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환 노출형 상품이어서 인도네시아 루피아에 투자하는 효과도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도네시아가 수혜국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이 ETF의 순자산액도 21일 기준 500억 원을 돌파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수출액의 41%가 원자재인 자원 부국이다. 석탄·원유·천연가스·니켈 등의 부존자원과 팜유·고무·커피 등 농산물이 두루 풍부하다. 바이오디젤의 원료인 팜유는 전 세계 생산량의 51.7%가 인도네시아에서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은 전 세계 생산량 중 인도네시아 생산량 비중이 32.7%에 달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3위의 석탄 생산국이기도 하다. 미국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올해 들어 주요국 증시는 대체로 부진했지만 인도네시아 대표 주가지수인 IDX종합지수는 연초 이후 9.81% 상승해 아르헨티나(10.8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부장은 “풍부한 자원과 세계 4위 수준의 인구 규모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1위의 국내총생산(GDP)을 기록하는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CATL 등 글로벌 2차전지 제조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투자 등으로 급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기 좋은 신흥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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