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오늘 막 나온 꼬리곰탕인데 진하고 좋아요. 한번 맛보고 가세요.” “비엔나 한번 시식하세요. 지금 특별 기획 행사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대형 마트 내 시식과 시음이 전면 허용된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식품 매장에는 고객들에게 시식을 권유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동대문구의 롯데마트 청량리점에서도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이 시식 코너 앞에 하나둘 모여 꼬리곰탕을 맛본 뒤 구입했고,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도 갓 구운 냉동 만두가 시식대에 먹음직스럽게 올라왔다.
대형 마트를 찾은 시민들은 오랜만에 식료품 매장을 가득 채운 음식 냄새에 들뜬 모습이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김 모(56) 씨는 “시식 코너에서 음식을 잘 안 먹는 편인데도 마트에서 이렇게 음식 냄새가 나고, 한번 먹어 보라는 판매 직원들 목소리도 들리니까 훨씬 기분이 난다”며 즐거워했다. 주부 함 모(50) 씨는 “살 생각이 없었는데 먹어 보니 맛있어서 많이 샀다”면서 “시식 코너가 더 생기면 충동구매가 늘어날까 걱정된다”며 웃음을 지었다.
시식 코너에 배치된 직원들은 “와서 편하게 먹어 보고 가라”며 연신 고객 홍보에 나섰다. 곰탕 시식 코너 직원 장 모(58) 씨는 “거의 2년 만에 시식 행사를 하는 것 같은데 오랜만에 하려니 아직 적응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직은 시식이나 시음을 꺼리는 손님들도 꽤 보였다. 만두 시식 코너 직원 이 모(54) 씨는 “판매원과 고객 모두 시식 재개 첫날이라 익숙하지 않고 코로나19 감염 걱정도 있다 보니 아직까지 많이 찾지는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마트 내 시식이 가능해진 것은 2020년 10월 거리 두기 2.5단계가 실시된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각 대형 마트는 25일부터 약 2주간의 정상화 기간을 거쳐 일부 지점부터 전 점포에서 시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시식·시음 구역 간 3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취식 중인 시민은 1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
대형 마트는 이날부터 시식과 시음이 가능해진 만큼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시식과 시음은 실제 고객이 제품을 구입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판매 촉진 수단 중 하나”라며 “향후 모든 점포에서 시식과 시음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경우 20~30% 수준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 기간 동안 닫혔던 경로당도 이날부터 문을 활짝 열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오랜만에 경로당을 찾았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는 이날 오전 일찍 잠겨 있던 경로당 출입문을 개방했다. 조병은 노인회장은 “그동안 경로당 문을 다 꽁꽁 닫아 두는 바람에 노인들이 다 집에만 있었다”며 “오늘부터 정식으로 문을 연 만큼 반가운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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