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도 과거에 비해 기술이전과 창업 등 기술 사업화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는 있으나 좀 더 문화·생태계가 구축돼야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의료 솔루션 기업을 창업한 김영준 이마고웍스 대표는 “대학원에 다닐 때 지도교수님이 창업한 회사를 경험해 보았다”며 “KIST에서 10년간 연구개발(R&D)을 하다 보니 3차원 의료 소프트웨어 기술로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이로운 기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3년 전 창업에 도전했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현재 연구원 등 54명의 직원을 고용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며 ‘죽음의 계곡(스타트업 5년 이내 생존율 30% 현상)’을 넘고 있다.
김 대표는 “창업하려면 강인한 멘탈과 회복 탄력성이 필요하다”며 “기술 외에도 비즈니스 모델, 조직 관리, 채용, 투자 유치, 마케팅 등 고민할 게 많다. 시장을 잘 보고 팀을 잘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공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치과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쪽의 기회를 발견하고 AI·클라우드·CAD 기술을 융합해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KIST의 기술 사업화 지원 정책으로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성공적으로 사업화할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며 "가능하다면 출연연에서 팀원으로 합류해 창업 기회를 엿보려는 연구원에게도 겸직 창업으로 봐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한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KIST 펠로 1호 연구자인 하헌필 KIST 극한소재연구센터 박사는 이날 “연구자 입장에서 기업가 정신을 실천하는 길은 연구 주제 선정 시 비즈니스 관점을 봐야 한다”며 “연구 성과를 어떻게 상용화할 수 있는지 철저히 고려하는 사업화 연계 기술개발(R&BD)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경험을 들며 상용화 연구의 성공은 기업과 연구자 간 소통, 신뢰, 열린 자세, 파트너십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는 초저온 탈질촉매 개발을 통해 질소산화물 제거를 용이하게 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의 성능을 높이는 연구를 통해 두산엔진·포스코 등에 기술이전을 많이 했다.
하 박사는 ”2020년 기술출자회사를 설립해 현대건설과 협동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기업들이 KIST에서 갖고 있는 기술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문제점도 알려주지 않았다. 서로 마음을 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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