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또 52주 신저가로 주저앉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정보기술(IT) 수요 감소 우려로 투자 심리가 꺾였다.
28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31% 내린 6만 4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6만 540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장중 6만 4500원까지 밀리며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가 6만4800원을 기록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36억 원, 290억 원을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개장 전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18.95% 증가한 77조 780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14조 12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0.5%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종합 반도체 회사는 물론 팹리스, 파운드리, 자동차 반도체, 장비주 등 모든 반도체주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개별 기업 이슈도 있지만 반도체 섹터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야기될지 모르는 경기 둔화 우려”라고 말했다.
게다가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결국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외국인들의 매도세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환율 급등이 진정되기 전에는 주가 안정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전날까지 삼성전자를 4조297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연초 이후 1조3657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달 3일(현지시간)과 4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이 단행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증권가도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달 들어서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목표주가가 ‘10만전자’를 밑도는 것은 물론이고 8만9000원까지도 조정됐다.
2분기 내로 분위기가 반전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예상치가 일제히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10~15% 정도의 안정적인 주가 상승 구간이 나타날 것”이라며 “현재는 주식을 바닥에서 낚는 저가 매수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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