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CCPT)에 참가한 한 미군이 우리 군의 도움으로 17년 전 헤어진 여동생을 만나게 됐다.
29일 육군에 따르면 이번 훈련 증원요원으로 참가한 맨 왓슨(한국 이름 허만향) 해군 예비역 대위는 지난 28일 훈련종료와 함께 육군 제 2작전사령부에서 동생 허영희와 17년만에 해후했다.
왓슨 대위는 1981년 한국에서 태어났다가 가정 사정으로 인해 한살 터울인 여동생과 함께 1997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러나 동생이 2007년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서로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왓슨 대위는 동생을 찾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CCPT에 참여했다. 그는 훈련 기간중 2작전사 연합공병작전실 연락장교로서 한국군과 긴밀히 협력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군과 마음을 터놓을 정도로 친해졌으며 우연한 기회에 현대중 공병처장(준장)에게 ‘동생을 찾고 싶다’는 이야기를 건냈다.
사연을 들은 현 처장은 안타까운 마음에 직접 대구 수성경찰서 민원실에 연락해 도움을 청했다. 해당 서 민원실에서 가족찾기 업무를 담당 중인 정휘원 경위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협조공문을 보내 동생의 국내 연락처를 확인했다. 이어서 본인의 동의를 얻어 지난 27일 현 처장을 통해 왓슨 대위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이튿날 왓슨 대위는 동생과 재회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옆자리에서 협력하며 임무를 수행하던 김진원 소령의 조력도 빛을 발했다. 그는 왓슨 대위와 함께 수성경찰서 민원실도 함께 동행해 주고, 수성경찰서 담당자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진행상황도 꼼꼼히 체크해 주는 등 든든한 친구가 되어 주었다고 왓슨 대위는 전했다. 왓슨 대위는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오면서 동생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진짜로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자신의 일처럼 여기며 애써주신 2작전사 전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 소령은 “훈련기간 동안 함께 고생한 왓슨 대위가 동생을 결국 찾게 되어 정말 기쁘고, 이렇게 서로 진심어린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한미동맹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감회를 전했다.
한편 왓슨 대위는 현재 예비역 신분으로 미국 시카고에서 전기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그가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에 참여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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