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이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 현상을 의식해 암울한 2분기 전망을 내놓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972억 8000만 달러(약 123조 90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월가 전망치(938억 9000만 달러)를 크게 앞선 실적을 발표하며 "교체 수요도, 신규 수요도 강력해 명확하게 강한 사이클에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호조에도 애플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2% 넘게 하락했다. 공급망 차질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이날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이 여러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로 인한 2분기 매출 손실이 4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쿡 CEO 역시 콘퍼런스콜에서 "애플은 공급망 차질 이슈에 아직 면역력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부진한 것은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생산뿐 아니라 수요 전반도 위축된 중국 시장이다. 애플의 1분기 북미 매출은 50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반면 중국과 홍콩·대만 등지의 매출은 3%대 증가에 그쳤다.
이날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도 2001년 닷컴버블 이후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을 보인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아마존은 1분기에 116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에 전년 비 44%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위축된 규모다. 1분기 영업이익률도 3.2% 늘어 전년 동기(8.2%)에 비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5% 가까이 올랐던 아마존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9%가량 빠졌다.
2분기 전망도 어둡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이 1160억~121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는 "팬데믹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예년 같지 않은 성장세와 도전에 직면했다"며 "인력과 물류창고 수용 능력이 이전 수준에 도달한 만큼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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