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이 큰 국가의 유통망 구축과 새로운 플랫폼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인수합병(M&A) 하겠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국내 최대 진단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의 이효근 대표이사는 2일 포스트 코로나 경영전략을 “공격적인 M&A를 통한 글로벌 확장”이라고 밝혔다. M&A를 통해 해외직판 지역을 확대하고 글로벌 유통망도 넓혀 진단키트 분야의 ‘글로벌 톱 티어’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전세계 체외진단기업 중 매출 '톱 10'에 오르며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기 보다 진단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M&A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지난해 영업이익 1조 3640억 원을 기록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1년 전인 2021년 1분기 이후 다시 올해 1분기에도 분기 1조 원 매출액 달성이 유력하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다. 전세계적으로 검사 수요는 줄어들고 경쟁도 치열해져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수익은 더이상 어렵다.
이 대표는 누구 보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가 내건 승부수는 M&A다. 폭발적인 진단키트 수요 급증으로 쌓인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16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분자진단 연구기업 '바이오넥스트'를 인수한 뒤 5년 만에 신속 유전자 증폭(PCR) 기기인 'STANDARD M10'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이처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인가'를 기준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실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말부터 전세계 각지에서 진단기기 유통사 또는 제조사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브라질 시장 2위 진단기업 '에코 디아그노스티카'를 470억 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올 들어서는 독일 '베스트비온'(3월·161억 원)·이탈리아 '리랩'(4월·619억 원) 등 체외진단 유통사를 인수했다. 지난해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816억 원에 달한다.
다음 목표는 바로 미국 시장이다. 제품 인증과 더불어 미국 시장 진입을 도울 수 있는 현지 기업 인수를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미국 진단 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만큼 당연히 진출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코로나19 PCR 진단시약과 자가검사키트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고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STANDARD M10'과 'STAND F' 브랜드를 론칭해 미국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원에 한 번 설치하면 다양한 질병 진단에도 호환이 가능한 만큼 빠르고 넓게 시장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단키트 품목 다양화에도 나선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현재 코로나19 이외에도 말라리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혈당 측정 등 다양한 체외진단기기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미 매독·간염 등 6개 질병 진단 제품에 대해 세계보건기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제(WHO PQ) 승인을 받아 준비를 마쳤다"며 “이외에도 말라리아는 연간 약 3~4억 테그트, HIV는 약 2~3억 테스트 시장이 형성돼 있어 앞으로 넓혀갈 영토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진단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어 2020년 대비 2025년까지 연간 4.4%, 특히 현장 진단은 6.7%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