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비상장 시장의 숨은 진주들은 대부분 알음알음 거래돼 왔습니다. 정보 비대칭성이 크고 투명성이 결여돼 있었죠. 리서치알음은 이를 해소하는 길라잡이를 제공해 투자 문턱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동현(사진) 리서치알음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15년 펀드 매니저 경력을 뒤로 하고 지난해 7월 독립 리서치 센터인 ‘리서치알음’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 대표가 합류한 후 리서치알음은 비상장 주식에 대한 리포트 발간을 개시했다. 음지에 있던 비상장 주식이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양성화하는 가운데 투자의 근간이 될 만한 분석 리포트가 없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동안 비상장 주식은 일부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거래되면서 허위 매물, 사기 범죄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았다. 거래 방식 역시 개인 간 직거래이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은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이 대표는 특히 비상장 시장에 젊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두나무의 증권플러스 비상장 플랫폼만 보더라도 이용자의 43.78%가 MZ세대로 집계된다”면서 “코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상장 종목은 기업 개요조차 찾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가치를 판단할 근거보다는 ‘믿음’에 기대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 대표는 “비상장 종목 거래는 목돈이 들어가고 투자 시계열이 긴 특성상 회사의 재무 구조 파악이 우선”이라며 “리서치알음은 기업 탐방과 꾸준한 서면 질의응답으로 재무 구조와 성장성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상장사들 가운데 비교군을 골라내고 비교 분석해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들어 리포트를 발간한 종목들의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면서 “3월 리포트를 낸 로보쓰리의 경우 발간 이후 고점 수익률이 161%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의 도입이 예정된 가운데 비상장 기업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 당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BDC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은 자금을 비상장 기업과 코넥스 등에 투자해 수익을 배당하는 특수목적회사(SPC)다. 그는 “BDC 도입으로 벤처캐피털의 고유 영역이었던 비상장 종목에 대한 투자 문턱이 낮아질 것”이라며 “투자 수요가 몰렸을 때 공정가치 평가를 할 수 있는 신뢰도 있는 리포트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유망한 비상장 투자 섹터로 인공지능(AI), 로봇을 꼽았다. 이 대표는 “비상장 투자의 핵심은 긴 호흡”이라며 “현재 금리 인상 국면에 성장주들이 짓눌려 있지만 리스크가 해소되는 시점에는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가 있는 이들 섹터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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