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의 취미는 사진 촬영이다. 출사한 지 15년가량 됐다는 그는 그동안 찍어둔 사진들을 모아 사진집을 내기도 했다. 과거 컨설팅사에 몸담았을 때도 조 대표는 전 세계 여기저기로 출장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일이 바쁜데도 새벽에 일어나 사진을 찍는 그를 이해할 수 없다는 동료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촬영을 하면 일도 잘 풀린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 대표는 “풍경 사진보다는 거리에서 뭔가를 하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긴 스트리트포토를 찍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원하는 장면을 포착해내기 위해 40분 이상 기다린 적도 있다.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듯 그의 경영도 타이밍을 기다린다. 그는 “은퇴 후에는 여유롭게 시간을 갖고 사진에 매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일과 사진에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사진을 찍을 때 열심히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기다려줘야 되는 때가 있는데 일도 사진과 마찬가지로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일에서도 어떤 경우에는 직원들에게 두세 번 참고 기다렸다가 말하기도 하고 신상품 출시처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때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얘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눈에 봐도 스타일리시한 조 대표는 잡지나 패션쇼를 챙겨보는 등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 인스타그램도 많이 살펴보고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이 패션 브랜드는 왜 이렇게 할까’ 고민하는 것이 그의 또 다른 취미 중 하나다. 그는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은 직원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것이 아니라 대표 디자이너 한 명이 한 단계 앞선 디자인을 대중에게 던져주고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명품 브랜드 디자이너처럼 조 대표도 카드 디자인·색깔 등 고객들 눈에 비치는 카드의 모든 것을 본인이 판단해 내보낸다. 중간에 여러 단계의 생각을 거치기보다 본인이 직접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조 대표는 “대표가 직접 판단을 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까탈스럽게 하고 있다”며 “쓸데없는 일을 많이 없애주는 게 리더와 임원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의 판단이 ‘감’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생각과 고민을 거치고 결정을 내린다. 그는 대표 취임 이후 첫해에는 일에만 전념하며 주말 없이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살았다. 격리 기간을 허비할 수 없어 지금까지 해외 출장도 한번 가지 않았다. 그는 “2020년 롯데카드의 한 달은 다른 회사의 1년보다 중요했다”며 “하지만 직원들이 잘 따라준 덕분에 지금은 회사가 많이 안정된 상태”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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